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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사랑의 시간 보내길” 픽처플레이 ‘구름빵’ 신길용 연출가 인터뷰진정한 가족의 사랑 알게 해…윤당아트홀서 10월 30일까지 공연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공동체는 가정이다. 가정은 가장 작은 사회인만큼 가족 간에도 여러 감정이 교차하게 된다. 사랑만 주고받고 싶지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불쑥 튀어나와 서로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아내도 남편이, 부모도 자녀가 미워지는 순간이 있다. 그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인들이 그렇듯 가족 간의 사랑을 회복하고 싶다면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만나 보자. 작품은 10월 30일까지 압구정 윤당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지만 사랑이 필요한 온가족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의 신길용 연출가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 ‘구름빵’은 동화책, 애니메이션 등으로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대 위 ‘구름빵’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지금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구름빵’은 백희나 작가의 동화책이 원작이다. 어느 날 서점에서 그림동화 ‘구름빵’을 보다가 그 자리에서 67번이나 다시 읽었다. 내가 10년 넘게 어린이극을 하던 배우라서 그런지 특별한 감동이 밀려왔다.

원작동화 ‘구름빵’은 가족 간의 사랑, 우애, 효에 관한 내용이 다중적으로 들어있다. 짧은 글 안에서 다양한 요소를 갖추기 힘든데 판타지적 요소까지 포함돼 놀라웠다. 원작동화 ‘구름빵’ 안에서 내가 느낀 것들을 관객에게 성공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무대로 올리게 됐다. 뮤지컬 ‘구름빵’을 첫걸음으로 동요콘서트,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제작했다.

- 원작동화 ‘구름빵’를 무대에 올리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처음 원작동화 ‘구름빵’을 만났을 땐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나는 왜 이렇게 능력이 없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있을 때였다. 책을 한 장씩 읽어 내려가는데 ‘내가 열심히 살고 있는 게 맞구나’ 싶었다.

원작동화 ‘구름빵’에 나오는 아빠의 모습은 나를 포함한 아빠들과 다르지 않다. 다들 아침마다 힘들게 지하철, 버스를 타고 상사들한테 혼나가면서 가정을 책임진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에는 아침밥을 못 먹은 아빠를 위해 가족들이 구름으로 빵을 만드는 내용이 나온다. 아빠가 회사에 늦진 않을까, 배고프진 않을까 연신 걱정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가족, 주변인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아빠는 참 행복하다. 남들과 견주어 무능력해 보일지 몰라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기에 위로가 된다. 이런 점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 ‘구름빵’은 애니메이션, 뮤지컬, 동요콘서트 등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픽처플레이’라는 장르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는지?

픽처플레이 ‘구름빵’은 그림자극과 인형극 전문가들이 함께 작업한다. 내가 오랫동안 어린이극 배우로서 살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자신도 있었다. 그림자극이나 인형극은 1~2년 건드려서 되는 장르가 아니다. 인형이나 그림자로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해 장인에 가까운 사람들을 모아서 작업하게 됐다.

‘구름빵’에 그림자극과 인형극을 입힌 데에는 슬픈 사연도 있다. 얼마 전부터 인형극이 쇠락의 길을 걸으면서 20년 넘게 인형극을 하던 친구들이 퇴출위기에 처했다. 지인 중에서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겼다. 주변에 충분히 실력 있는 인형극 전문가들이 많다. 이 친구들과 함께라면 인형극을 좀 더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픽처플레이 ‘구름빵’은 원작동화의 매력을 어떻게 살려냈나?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만들 때 원작의 ‘빛그림’을 살려보자는 취지도 있었다. 대극장용 공연인 영어 뮤지컬 ‘구름빵’은 그림을 기초로 제작했다. 그 후에 만든 픽처플레이 ‘구름빵’은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빛그림’에 착안한 그림자극을 넣게 됐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보는 어린이들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 그림자극을 보며 상황에 몰입할 수 있다.

‘빛그림’이라는 용어는 원작동화 ‘구름빵’에서 삽화(사진)를 담당한 김향수 사진작가에 의해 탄생했다. 김향수 작가는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개념으로 원작동화 ‘구름빵’의 삽화 작업을 했다. 여러 소재를 일일이 손으로 그리고 찢고 오려서 미니어처 세트를 만든 뒤 사진을 찍었다. 그 후 6개월간의 수정을 거쳐 동화책에 삽입된 것이 ‘빛그림’이다. ‘빛그림’은 빛의 원리를 따르는 사진과 그림을 합친 아이디어와 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어린이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장면이 있을 것 같다.

인형이 된 홍비, 홍시가 구름을 따는 장면이다. 이 부분은 원작동화에서 한 컷의 그림으로만 나와 있다. 하지만 픽처플레이 ‘구름빵’에서는 연습량이 가장 많았던 부분이다. 대사보다는 인형들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느라 심혈을 기울였다. 인형극에서는 인형이 잠깐이라도 정지하거나 호흡을 놓치면 안 된다. 관객의 시선이 인형을 조정하는 배우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인형극은 관객이 인형 뒤의 배우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극의 흐름이 깨진다. 이런 부분을 신경 써서 작업했다.

아빠를 위해 만든 구름빵이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도 인기가 많다. 공연 막바지에 픽처플레이 ‘구름빵’의 주제가인 ‘사랑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서는 함께 온 부모 관객들도 눈시울을 적신다. 마지막에 관객으로 온 가족들이 서로 끌어안는 시간이 있는데 우는 아빠들도 많다.

- 픽처플레이 ‘구름빵’은 자라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

처음 어린이극을 접한 게 고등학교 졸업 후다. 내가 어렸을 땐 한 번도 이런 공연을 본 적이 없었다. 조금 일찍 어린이극을 접했으면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배우들을 가르치는 차원에서 한두 번 정도는 무대에 서는데 공연이 시작되기 전 어린이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내가 너희 나이 때 이런 공연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내 말 이해하니?”

어린이들이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보면 학교나 교과서 밖의 지식을 공부하게 된다. 대사를 들으면 사람들과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이 구름빵을 만드는 장면을 보면 ‘나도 이렇게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게도 6살, 11살 자녀가 있는데 이 아이들도 공연을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헬륨 풍선으로 만든 구름빵이 하늘로 날아갈 때 ‘아빠, 구름빵을 스펀지로 만들면 더 가벼울 텐데. 공기가 그렇게 가벼워?’라고 물었던 적이 있다. 교과서에도 없고 나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보고 아이들이 갖는 호기심에 열심히 대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진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은 부모도 아이에 대해 이해하고 아이들도 EQ를 키울 수 있는 공연이다.

- 공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픽처플레이 ‘구름빵’ 공연을 하다 보면 배우들이 허리를 다칠 때가 많다. 인형극 장면에서 배우들이 허리를 계속 숙여서 허리에 하중이 가서 그렇다. 공연을 한두 달씩 길게 하다 보면 배우들이 허리 통증을 참아가며 무대에 오른다. 이건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웃지 못할 고충에 가깝다.(웃음)

구름빵이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어린이 관객이 신나서 무대로 뛰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처음엔 배우들이 연기에 지장을 받으니 무대로 뛰어오는 아이들을 제지했다. 그런데 그건 어린이 관객들이 그만큼 우리 공연에 빠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은 불편하거나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면 그냥 무대 위에서 함께 어울린다. 아이들이 우리 공연을 계기로 하루만이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구름빵’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하다.

- 픽처플레이 ‘구름빵’을 보러 오실 관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픽처플레이 ‘구름빵’은 1차적으로는 어린이를 상대로 한 공연이다. 하지만 우리 공연은 가족극에 가깝다. 공연장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아빠, 엄마들도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 공연이 끝나면 ‘구름빵’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열심히 살고 있구나’,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우리 가족은 행복하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한다. 특히 요즘엔 힘들어하는 아버지들이 많다. 픽처플레이 ‘구름빵’으로 서로를 위로하면서 가족의 사랑을 알아 가시길 바란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팀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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