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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 한결같은 그룹 ‘해바라기’, 9월 창녕문화예술회관 찾아[인터뷰] ‘해바라기’ 이주호, “인간애 담은 포크음악 만나러 오세요”

좋은 것만 보고 들어도 모자란 인생이다. 우리는 100년이 채 안 되는 시간을 버둥거리며 살아간다. 퍼석거리는 우리네 삶에 물 한 모금 적시는 이들이 있다. 포크 그룹 ‘해바라기’는 진솔한 가사와 깨끗한 멜로디로 삶의 진정한 가치들을 전하고 있다.
 
‘해바라기’가 따뜻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 9월 27일 창녕문화예술회관을 찾는다. 이번 공연은 ‘7080 추억의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해바라기’와 ‘추가열’이 함께한다. 이주호, 강성운 두 멤버로 구성된 ‘해바라기’는 그들의 히트곡처럼 39년을 한결같은 ‘사랑으로’, ‘행복을 주는 사람’들로서 대중의 곁을 지켜 왔다. 9월 창녕의 가을을 아름답게 만들어 줄 ‘해바라기’의 멤버 이주호와 이야기를 나눴다.

- ‘해바라기’가 걸어온 길과 지금의 활동이 궁금하다.

‘해바라기’는 음악을 통해 사랑을 전달하고 행복을 나누는 그룹이다.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노랫말로 쓰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삶이 평화로울 수 있을지,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지에 대한 물음을 담는다. 지금은 음반 발표보다는 문화 소외지역을 다니며 ‘해바라기’만의 느낌으로 새로운 문화를 알리는 중이다.

얼마 전 고등학교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적이 있다. 요즘은 고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음악, 미술, 체육 과목을 배우지 않는다. 언론에서 청소년들이 서로 다투고 질투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미래를 짊어지고 갈 아이들이 이대로 자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토크콘서트를 열게 됐다. 노래 문화를 통해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다함께 한 노래를 부르면 한마음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해바라기’같은 인생 선배들의 흔적을 보며 꿈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아가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음악 작업도 이런 맥락으로 하고 있다.

- ‘해바라기’라는 이름이 참 곱고 한결같다. 어떤 의미로 누가 지었나?

‘해바라기’는 처음에 이름이 없었다. 여자 둘, 남자 둘로 이루어진 4중창으로 명동 가톨릭회관의 자그마한 홀에서 토요일 7시마다 노래를 나눈 게 ‘해바라기’의 시작이었다. 그 홀 이름이 ‘해바라기 홀’이다. 가톨릭회관의 꼴레뜨 수녀님이 ‘해바라기 홀’의 이름을 따 ‘해바라기’로 팀명을 짓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셔서 그 의견을 수용했다.

- 창립부터 가장 오랜 시간 팀을 지켜왔는데. 지금까지의 해바라기를 돌아본다면?

39년의 세월을 거친 ‘해바라기’에는 이겨내고, 인내하고, 산을 넘어온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지 않나. 지금껏 넘어온 산은 동산 정도다. 젊을 때 넘은 산이라 너무 쉬웠다. 나이를 먹고 넘는 산과는 비교할 수 없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높아서 예전 ‘해바라기’가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공연 횟수만 하더라도 넘어온 산들의 나무 수 만큼이니 말이다.(웃음)

- ‘해바라기’는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 중 가장 사랑하는 곡을 꼽는다면?

‘사랑으로’다. ‘사랑으로’는 1986년도에 처음 작업을 시작했는데 바로 발표하지는 못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부르려고 했지만 가사를 못 써서 역시 빛을 보지 못했다. 얼마 후 신문을 보는데 한 기사에 눈길이 멈췄다. 공항 근처의 한 동네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에 대한 기사였다. 환경미화원 아버지가 새벽에 일을 하러 나간 사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4자매가 농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는데 3살인 막내아이만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가슴이 아팠는데 당시 집에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성구(聖句)가 걸려 있었다. 그 구절을 보고 단숨에 가사를 써내려 가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탄생한 곡이 ‘사랑으로’다. 내가 세상을 뜨고 난 후에도 노래는 남는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행복을 주는 사람’은 영화 ‘파파로티’ OST로도 쓰였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흔쾌히 사용을 수락했다. 본래 ‘행복을 주는 사람’은 ‘삶은 이런 거지’ 하고 말을 건네는 노래다. 영화에서는 엄마와 딸, 스승과 제자가 이 노래를 불렀다. 가족애와 인간애가 보여 노래와 잘 어울린 장면이었다.

- 올 4월에 KBS ‘불후의 명곡 해바라기편’이 방송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무대에서 후배들이 우리 노래를 새롭게 편곡하는 것을 보니 먼저 떠난 (김)현식이가 생각났다. 그 순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연을 펼친 후배들 중에서는 유리상자와 홍경민이 기억에 남는다. 그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우리 음악을 듣고 자라서 그런지 곡 해석에 남다른 면모가 있었다. 다른 친구들도 음악적으로 좋은 해석과 표현을 선보였다. 열심히 하는 음악인들이 많아서 멋진 시간이었다.

- 아들 ‘이상(본명 이상수)’이 본인과 같은 가수의 길을 걷고 있는데, 지켜보면서 어떤 마음이 드나?

아버지로서는 조급한 마음이 먼저 든다. 한 번 길을 정하면 멀리 갈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아들은 아직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음악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깊이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기다리고 기대하는 게 조급하지 않겠나.(웃음) 때가 되면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믿는다.

- 올 가을 창녕에서의 공연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해바라기’ 노래들은 물질문명의 팽배로 인한 ‘풍요 속의 빈곤’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 삶의 터전이 사랑으로 덮어줄 수 있는 이해와 용서가 가득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 선진국의 조건이 다른 것이겠는가. 바로 생각의 차이다. 이번 창녕 공연에서도 그런 마음을 담아 공연하고 싶다.

 

포크음악 중에서도 ‘해바라기’의 포크는 좀 다르다. 인간애에 대한 깊은 갈망이 있다는 점이다. ‘사랑으로’, ‘행복을 주는 사람’ 외 다른 작품에서도 인간애가 많이 드러난다. 지식과 무지식의 차이가 ‘이해’라고 한다.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지식인이다. 우리 노래는 가사도 중요하지만 멜로디가 가지는 힘도 상당하다. 멜로디만 들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때묻은 영혼이 맑게 씻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9월 창녕 공연을 찾아주시는 관객들도 우리를 통해 따뜻한 경험을 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한다.

노오란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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