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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돌 이름표 떼고 제대로 해볼래요” 쥬얼리 박세미 인터뷰뮤지컬 ‘미스터 온조’서 달꽃무리 役 맡아 다시 신인의 길로

 

‘처음’ 이라는 단어에는 설렘의 향기가 난다. 많은 스타들이 꼭 받고 싶은 상으로 ‘신인상’을 꼽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에서 9월 1일까지 오르는 뮤지컬 ‘미스터 온조’에도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뮤지컬 신인이 있다. 슈퍼스타 K를 거쳐 그룹 쥬얼리의 멤버가 된 박세미가 그 주인공이다.

 

박세미는 뮤지컬 ‘미스터 온조’에서 여주인공 ‘달꽃무리’를 맡았다. 공연의 중반을 달리던 8월 16일,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막 녹음을 마치고 공연장에 도착했다는 그의 얼굴에는 맑은 미소가 감돌았다. 뮤지컬배우로 발돋움을 시작한 박세미와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질문에 조곤조곤 대답하는 그의 모습은 꾸밈없이 겸손했다.

 

- 첫 뮤지컬 도전이에요. 뮤지컬에 임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뮤지컬 ‘미스터 온조’는 제가 2010년에 쥬얼리로 데뷔한 후 가지는 첫 개인활동이에요. 보러 오시는 분들이나 회사 관계자, 팬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죠. 그래서 열심히, 잘 하자고 다짐했어요. 못하면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 첫 작품이 사극이라 어려웠을 것 같아요. 대본을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달꽃무리’는 작품에서 사극톤을 쓰지 않아요. 사극 특유의 말투나 연기 스타일보다는 의상 등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 애를 좀 먹었어요. 긴 치마를 입고 쓰러지는 장면이 많은데 쓰러지고 다시 일어날 때마다 치마가 밟히거든요.(웃음)

 

대본을 처음 봤을 땐 ‘달꽃무리’라는 역할이 그냥 좋았어요. 사극인지 현대극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죠. 예전부터 뮤지컬을 하고 싶은 의향이 있었어요. 좋아서 시작했지만 대본을 받고서 ‘이걸 다 외워야 하나’라는 걱정이 앞섰어요. 뮤지컬 대본은 분량이 2시간 이상이잖아요. 가수로서 3~4분 길이의 음악작업을 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죠. 게다가 쥬얼리는 그룹이라서 한 노래에서도 파트를 나누거든요. 물론 대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지는 않지만 작품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하니까 부담이 있었어요. 하지만 연습과 공연을 거듭하면서 작품이 자연스럽게 흡수된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 세미 씨의 ‘달꽃무리’는 어떤 캐릭터인지 궁금해요.

 

사실 처음에는 갈피를 못 잡아서 연출님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연출님께서 ‘달꽃무리’는 아름다움, 화사함, 청초함 등 좋은 건 다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그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아이라고요. ‘달꽃무리’는 열아홉 살이에요. 어린 나이에 맞는 밝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제사장의 운명을 타고난 슬픈 인물이죠. 연인 ‘온조’와는 서로 첫눈에 반하게 돼요. 하지만 사랑을 꽃피우지 못하고 희생해야만 하는 ‘달꽃무리’의 운명이 참 가련해요. ‘달꽃무리’처럼 슬픈 사랑을 한 경험은 없지만 그 상황에 몰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 뮤지컬 ‘미스터 온조’가 벌써 절반을 달려왔어요. 공연을 하면서 처음과 달라지는 부분은 없나요?

 

공연을 거듭할수록 ‘달꽃무리’보다 ‘박세미’가 묻어날 때가 있었어요. 크게 지적을 받은 건 아니지만 연출님께서 가끔 대사 몇 마디에서 그걸 느끼셨나 봐요. 이제 무대에 오를 날이 절반 정도 남았는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대본을 잡았어요.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박세미’ 말고 ‘달꽃무리’와 다시 만나려고요.

 

‘달꽃무리’에 애착이 강한 만큼 얼마 남지 않은 공연에 아쉬움도 커요. 마지막 공연을 제가 맡았는데, 부담감보다는 서운함이 앞서요. ‘공연이 끝나면 무대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자주 볼 수 없겠구나’, ‘보름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쩌지?’, ‘달꽃무리도 내려놓아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맴돌아요.

 

- ‘온조’ 역의 배우가 세 명이잖아요. 각 배우와의 호흡이 궁금해요.

 

저는 (홍)경민오빠, (김)민철오빠, 민후 세 명의 ‘온조’와 호흡을 맞춰요. 경민오빠는 능숙하게 리드해주시는 타입이고 민철오빠는 저에게 맞춰주세요. 민후는 저보다 어린 친구인데 틈 날 때마다 “누나 맞춰보자”며 열심이에요. 민후와는 풋풋한 느낌이 많이 나요. 연습을 하고 있으면 공연팀 언니오빠들이 “너희들은 서 있기만 해도 풋풋해”라고 하실 정도에요.(웃음)

 

연기하다 보면 세 명의 ‘온조’가 조금씩 다르지만 불편한 사람이 없어요. 작업 초반에는 상대의 리액션이 다르니까 많이 당황했죠. 같은 장면에서도 ‘민철오빠는 이렇게 했는데 경민오빠는 저렇게도 하는구나.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되지?’라는 생각에 긴장도 했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차이점들을 각자의 개성이라고 여기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법을 배웠어요.

 

- 주변 사람들은 세미 씨의 데뷔작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던가요?

 

공연팀 선배님들은 첫 작품 치고는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세요. 조금 더 깊이 파고들면 훨씬 좋아질 거라고 격려해 주시죠. 제 목소리가 튀지 않고 여러 사람들과 조화가 잘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음악적으로 잘 묻어난다고 칭찬해 주시기도 하고요. 쥬얼리 언니들은 얼마 전에 보러 와서 많이 웃더라고요. 제가 분장한 모습을 보고 평소와 다른 모습이라면서요.(웃음) 쥬얼리 언니들도 많이 응원해 주고 있어요.

 

 

- 슈퍼스타 K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어요. 슈퍼스타 K와 뮤지컬, 가수활동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슈퍼스타 K와 뮤지컬은 정말 달라요. 뮤지컬은 여러 사람들이 합을 맞춰서 최소 한 달 이상 연습하고 맞춰가면서 만든 무대잖아요. 슈퍼스타 K는 서바이벌로 진행되니까 개인의 장점을 살려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출연하는 동료들과 사적인 친분은 있지만 미션, 공연에서는 협동심을 발휘하기 힘들죠. 뮤지컬 작업을 하면 같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힘이 돼요. 뮤지컬에서는 호흡이 중요한데 혼자 연습해서 되는 게 아니죠. 내가 실수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간다는 생각을 하면 슈퍼스타 K에 참가했을 때와는 다른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대중가요도 마찬가지에요. 뮤지컬 음악은 장면 속에서 노래를 하잖아요. 극에 묻어있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살려야 하죠. 물론 가요를 부를 때도 감정이 중요해요. 하지만 노래를 연기의 한 부분이라고 인식하고 그 상황에 완전히 이입돼서 불러야 한다는 점에선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 노래는 가사 전달이 가장 중요해요. 발음도 꼭꼭 씹어서 불러야 하고 가요와 음역대, 발성법도 다르죠. 뮤지컬에 맞는 새로운 발성법을 익히려고 레슨도 받았어요.

 

- 음악방송의 엔딩 무대와 뮤지컬 커튼콜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요?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면 무대에 다 같이 올라가서 축하해주고 내려와요. 팬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앵콜 무대를 갖죠. 음악방송 앵콜 무대는 팬과 가수가 하나되는 공간이에요. 뮤지컬 커튼콜은 공연팀을 위한 시간 같아요. 두 시간 짜리 공연을 끝내고 뛰어나가면 ‘또 해냈구나’,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다고밖에 이야기를 못하겠네요.(웃음)

 

음악방송과 뮤지컬은 관객들과 호흡하는 방법도 달라요. 음악방송을 할 때는 카메라, 팬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할 수 있죠. 하지만 뮤지컬 무대에 올라가면 관객은 하나도 안 보여요. 오직 장면에 푹 빠져서 연기를 해야 하니까요. 뮤지컬을 하면서 관객을 볼 수 있는 순간은 커튼콜이에요.

 

- 조심스러운 이야기 한번 꺼내 볼게요.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에 부정적 시각이 많은 건 사실이에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대중에게 친숙하다는 이유로 다른 분야에 들어와서 주연을 꿰차고 열심히 안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뮤지컬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조심스런 마음이 컸어요. 부담과 책임감을 가지고 연습했어요. 사람들에게 ‘얘가 뮤지컬을 대충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뮤지컬 작업 초반에 쥬얼리 활동시기가 겹쳤거든요. 사실 제 노래보다 뮤지컬 노래 연습을 더 많이 했어요. 뮤지컬에 도전하는 다른 분들도 부담을 가지고 작업해야 할 것 같아요. 부담 갖지 말라고 해도 말이죠.

 

- 옥주현, 김준수 등 가수 출신 뮤지컬배우의 인기가 뜨거워요. 닮고 싶은 선배가 있나요?

 

최정원 선배님이요. 고등학교 때 실용음악과를 준비하느라 보컬 레슨을 받았어요. 레슨 선생님이 뮤지컬 ‘카르멘’의 넘버를 연습곡으로 권하시길래 동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그 때 최정원 선배님이 노래하시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어요. 완전한 뮤지컬배우의 모습이었거든요. 진학 계획을 조금 바꿔서 뮤지컬과에 들어간 계기이기도 해요.

 

- 세미 씨의 행보가 기대돼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뮤지컬이 끝나면 쥬얼리로 돌아가서 열심히 앨범 준비하고 곧 찾아뵐게요. 남은 2주 동안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생기면 뮤지컬배우로도 다시 뵙고 싶고요. 쥬얼리 ‘박세미’와 함께 뮤지컬배우 ‘박세미’도 기억해 주시길 바랄게요.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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