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시작된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오는 10월 2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들과 함께 돌아온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스파프)는 한국을 대표하는 순수 공연예술축제다. 한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유수의 해외 작품들을 초청해 국내 공연장에서 상영한다. 공연 종사자들에게는 창작 자극을, 공연 팬들에게는 다른 나라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올해는 초현실주의적 경향의 부조리극과 표현주의 극을 소개한다. 여기에 작가주의 길을 걷고 있는 국내 예술가들을 조명한다. 특히, 2013 ‘스파프’는 기존과는 또 다른 관점의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2013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어떤 모습일지 알아봤다.

한국 공연계에 던지는 새로운 자극!

2013년 ‘스파프’는 7개국, 19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참가국으로는 미국, 벨기에, 일본, 중국, 폴란드, 프랑스, 한국 등이 있다. 총 해외초청작 9편, 국내초청작 10편이 공연되며, 장르로는 연극 8편, 무용 7편, 복합 4편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해외 초청작이 한층 다양해졌다. 그동안 ‘스파프’는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의 사실주의 연극과 무용 작품을 주로 소개해왔다. 이번 축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국내 무대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작품들을 다수 초청했다. 이는 사실주의 문법에 익숙한 국내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초청작 연극 부문은 프랑스 초현실주의 작가 ‘로제 비트라크’와 잔혹 연극의 창시자라 불리는 ‘앙토냉 아르토’가 함께한 연극 ‘빅토르 혹은 권좌의 아이들’을 비롯해 미국의 전설적 멀티미디어 연극 단체 ‘빌더스 어쏘시에이션’의 작품 ‘손택, 다시 태어나다’, 일본의 도가스즈키컴퍼니는 한일합작으로 ‘리어왕’을, 폴란드의 신예 ‘이벨리나 마르치니악’은 ‘크라임’을 선보인다.

무용 부문도 화려하다. 프랑스의 ‘라시드 우람단’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적 회화기법에서 영감을 얻은 ‘스푸마토’를, 유럽 무용계를 평정한 ‘빔 반데키부스’가 ‘왓더바디 더즈낫 리멈버’를 공연한다. 복잡 장르로는 프랑스 아티스트 ‘피아 메나르’가 비닐봉투를 활용한 ‘푄의 오후’와 바람으로 무대 효과를 춘 ‘소용돌이’를 펼친다. ‘축언’은 일본, 중국, 한국이 함께한 합작 작품이다. 동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를 주제로 한다.

국내초청작은 척박한 공연계 현실을 이겨내 온 작가주의 창작진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고소설 연행 방식을 극화한 권호성 연출가의 연극 ‘숙영낭자전을 읽다’, 움직임에 대한 탐구와 역사 해석 작업을 이어온 김민정 연출가의 ‘인생’, 에너지 넘치는 문법과 연극성을 보여준 김현탁 연출의 ‘메디아 온 미디어’ 등을 만날 수 있다. 그 외에도 신주쿠양산박의 김수진 연출이 연극 ‘달집’은 한일합작으로 선보인다.

무용에는 30대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많다. 신창호가 ‘몸의 탐구’를, 김보람이 ‘인간의 리듬’을 신작으로 선보인다. 윤푸름과 차진엽은 정체성 문제에 천착해 ‘존재의 전이’와 장르 융합형 공연 ‘로튼 애플’을 각각 무대에 올린다. 해외파 장수미와 허성임은 ‘필리아’를 함께 작업했으며, 이혜경은 판소리를 재구성한 ‘꼭두질’을 공연한다.

‘스파프’ 네트워크 허브로 활약하다

‘스파프’는 매년 해외 작품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국내 예술가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네트워크 허브로서의 기능을 모색해왔다. 올해는 국내 작품이 해외 예술가들과 활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프랑스 파리 가을축제의 예술감독 ‘엠마뉴엘 드마르씨-모타’와 뉴욕 ‘빌더스 어쏘시에이션’의 연출가 겸 예술 감독인 ‘마리안 윔즈’가 참여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 심포지엄은 해외 진출과 해외 극장 프로그래밍 전략, 멀티미디어 연극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10월 4일과 5일 이틀간 대학로에서 공연예술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댄스 컬렉션&커넥션’은 올해 7회째를 맞이하는 행사다. 이 프로그램은 신진 안무가들이 경연을 거쳐 해외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올해는 본선 진출 9명을 뽑는 예심에 47명의 신인 안무가가 응모해 높은 참여도를 보였다. 심사위원으로는 독일, 일본, 싱가포르의 축제 프로듀서들이 참여한다. 본선 진출자는 이상훈, 이재준, 진병철, 위보라, 김준기, 이한나, 길진영, 김봉수, 양주희 등이다.

그 외에도 ‘제10회 젊은 비평가상’과 ‘예술가와의 대화’ 등도 진행된다. ‘제10회 젊은 비평가상’은 ‘스파프’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경향과 가치들을 발견하고 평가해 한국 공연예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비평가를 성장시키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응모 자격은 만 45세 이하의 비평 장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된다. ‘예술가와의 대화’는 일반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공연 종료 후 인터뷰, 간담회, 질의응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서울국제공연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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