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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신 있는 무용수 되고 싶다” KIMDC 그랑프리 수상자 임종경안무작 ‘War is over’로 2013 KIMDC 그랑프리 수상의 영광 안아

올해 4회째를 맞이한 2013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이하 KIMDC)에서 새로운 그랑프리의 주인이 탄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현대무용 실기과에 재학 중인 임종경은 본인의 안무작 ‘War is over’로 금상과 대상 격인 그랑프리를 동시에 수상했다. 그는 무대 아래선 또래의 평범한 청년이지만, 무대만 오르면 눈빛부터 달라지는 피 끓는 젊은 예술가다. “좋아하는 것을 소신껏 할 수 있는 춤을 추고 싶다”고 말하는 임종경과 함께 6월 26일(수)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의 분장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역설 속 피어나는 감동, 그랑프리 수상작 ‘War is over’

시상식과 갈라 공연을 마치고 만난 임종경은 아직도 땀을 흘리고 있었다. 무대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에게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자 ‘감사합니다’라는 겸연쩍은 미소가 돌아왔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KIMDC 그랑프리 수상에 대해 “어제 결과를 들었을 땐 크게 실감이 안 났어요. 지금은 축하도 많이 받고, 시상도 해서 실감이 조금 나는 것 같아요. 이 많은 무용수들 사이에서 가장 큰 상을 받게 돼서 기뻐요”라고 전했다.

그는 경상북도 칠곡에서 자랐다. 무용학원도 드물던 그곳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처음 발레를 시작했다. 임종경은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기억을 되짚었다. “초등학교 1~2학년쯤 무용을 시작했어요. 클래식 발레는 꽤 오래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현대무용을 접했죠. 그때 부모님께 현대무용을 하겠다고 했어요. 물론 부모님은 반대하셨죠. 그렇게 시작해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임종경에게 대상을 안겨준 작품은 ‘War is over’다. 평소 ‘존 레논’의 팬인 임종경이 ‘Happy Christmas’라는 곡을 통해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그는 “‘War is over’가 ‘존 레논’의 ‘Happy Christmas’라는 노래의 부제에요. 사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룰 생각은 없었어요. 끊이지 않는 전쟁에 대한 걱정을 춤을 통해서라도 편안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사실 제 작품이 그렇게 평화적이진 않아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서정적인 음악(영화 ‘Sarah's Key’ OST 중 ‘When she comeback’)과 대비되는 강렬한 춤이 연이어 펼쳐진다. 선율은 평화를 그리듯 잔잔하지만 무대에서 움직이는 그는 어딘지 격렬하고 힘겨워 보인다. “‘Happy Christmas’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아프고 다쳐있어요. 아이들은 전쟁의 약자이자 참여의사가 전혀 없는 이들이잖아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순수함이 뮤직비디오에 담겨 있더라고요. 행복한 장면이었지만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어요. 그것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어요.”

임종경은 작품을 만들 때 ‘메시지’에 집착하지 않는 편이다. 자신이 받은 영감을 몸으로 표현할 뿐이다. 이번 작품도 그렇게 만들어간 작품이다. 그에게 이번 안무의 특징을 묻자 움직임과 음악적인 면을 나누어 천천히 설명했다.

“움직임에 있어서 빠져나가는 동작을 많이 사용했어요. 몸이 꼬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몸이 엉키면 굉장히 불편하잖아요. 저는 춤을 추면서 제 몸이 불편하면 희열을 느껴요. 관객도 ‘댄서가 저 불편한 가운데 무엇인가 해내려고 하는 의지’를 보고 감동을 느끼지 않나 해요.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정적인 배경음악을 사용했어요. 그 속에서 저는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고요. 역동적인 음악과 동작을 함께 보여주면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자극돼 한쪽에 집중해서 볼 수가 없어요. 저는 서정적 음악을 바탕으로 무대에서 제가 더 돋보일 수 있게끔 했어요. 어떻게 보면 역설이죠. 음악만 들으면 참 평화로운데 말이에요.”

“소신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

 

그가 꿈꾸는 자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어떤 무용수가 되고 싶냐고 묻자 임종경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는 “저는 항상 소신 있는 춤꾼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하는 예술은 떠먹여 주는 예술이 아니에요. 받아먹는 관객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어요. 비빔밥에 비유하면 저는 제 입맛에 맞게 재료를 비벼서 내놓고, 관객은 맛보고 ‘이런 맛, 저런 맛’이라고 느끼게 되는 거죠. 그렇게 제 소신을 계속 끌고 갔으면 해요. 현대무용이 상업예술이 아니라 힘들 때가 많아요. 흔들릴 때도 많고요. 그래도 지금처럼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신껏 밀고 나갈 수 있는 그런 춤을 하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도 꾸준하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가까운 시일에 2013 KIMDC 그랑프리 수상작인 ‘War is over’로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 출전할 예정이며, 댄서들과 함께 자신의 안무작을 공연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기회가 있다면 외국 무용단에서도 활동해 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아직도 꿈 많은 청춘이다.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 그가 보여줄 ‘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사)한국무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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