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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늘구멍’ 뮤지컬 오디션, 어떻게 볼 것인가배우 강태을, 김경수, 주진하에게 듣는 뮤지컬 오디션 팁

무대의 힘은 강하다. 커튼콜 무대 위 배우들의 표정에는 환희와 벅참이 고스란히 떠올라 있다. 뮤지컬 감상도 즐겁지만, 공연을 보며 ‘무대 위 행복’에 전율하는 배우의 삶을 엿보는 것도 묘미다. 최근 뮤지컬 ‘달을 품은 슈퍼맨’을 준비 중인 문혜원 배우는 “‘무대 위의 환희’는 무대에 서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라 전하기도 했다.
 
무대 위 행복을 동경하며 배우를 꿈꾸는 이들은 많다. 어떻게 해야 원하는 작품에 캐스팅될 수 있을까. 뮤지컬 배우 10년 차부터 갓 데뷔해 주연을 잡은 신인까지,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뮤지컬 배우 10년 차가 전한다
배우 강태을

 

철저하게 준비하라
첫 번째는 역할에 대한 탐색이다. 오디션을 보기 전에 그 역할이 자기와 맞는지 잘 그려봐야 한다. 오디션을 보기로 결정했다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오디션을 잘 볼 수 있는가는 준비 시간에 비례한다. 오래 준비할수록 대사와 노래가 완벽해 자신감이 생긴다. 남들은 악보 보느라 바쁠 때, 앞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가사를 보고 읽지 말고 그림을 그리면서 연기하는 것이 좋다. 결과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합격 여부는 심사위원들에게 맡기고 오디션에 집중해라. 캐스팅은 본인의 의지보다 심사위원의 눈에 달려있다.

이런 오디션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오디션은 뮤지컬 ‘돈주앙’이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본 오디션이었다. 외국인이 와서 오디션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그렇게 긴 오디션도 처음이었다. 총 6개월가량 진행됐다.

1차 오디션이 끝나고 2차 오디션은 지방에서 참가자들과 합숙을 했다. 특이한 시험도 치뤘다. 지원자들에게 ‘여러 명 서 있는 여자들을 응시하면서 멋있게 서 있어라’는 과제를 줬다. ‘여자들을 유혹하라’는 의미였다. 여자들을 그냥 쳐다봤다. 악수도 한 번씩 했다. 유혹이 성공적이었는지는 확신이 없다.(웃음) 이후에는 OBS경인TV와 합작한 오디션이 진행됐다. 기간이 길어 오디션 중에 곡을 다 외웠다. 연습 때는 악보를 본 기억이 없다. 바로 움직이며 연습했다.

두 번 넘어지고 세 번째에 일어나다
뮤지컬 ‘빨래’ 김경수 배우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열망
오디션에 성공하는 팁은 ‘끝없는 도전과 작품에 대한 열망’이다. 뮤지컬 ‘빨래’를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다. 뮤지컬 ‘빨래’ 공연을 수도 없이 봤다. 대사와 노래를 모두 외우고 있었다. 배우로서 공부하러 갔다가도 관객과 동화돼 극장을 나오고는 했다.

뮤지컬 ‘빨래’는 세 번째 오디션에서 합격했다. 첫 번째 오디션에서 준비한 자유곡이 내 앞 지원자와 같은 곡이었다. 같은 곡이 겹치면 매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오디션에서 작품의 넘버라도 불러보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루지 못했다. 두 번째는 지원하고 다른 일정 때문에 오디션을 보지 못했다. 아쉽고 그리웠다. ‘저 자리에 내가 있어야 하는데’라 생각하며 작품을 보고 또 봤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
열망하면 기회는 온다. 뮤지컬 ‘빨래’ 연출 추미주와 함께 일하던 배우 친구가 나를 추천했다. 그 친구가 작품에 대한 내 열망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연출가에게 언질을 준 바로 다음 날 오디션을 보자고 했다. 당황스러웠다. 준비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나를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참 아쉬웠다. 오디션이 끝나고 나왔는데 내 자동차에 주차 딱지가 붙어있었다. 한숨이 나왔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오디션에 떨어지고도 작품을 보고 또 보며 열망을 키운 것이 저력이었다. 다음날 당장 오디션을 봐야 하는데 아무 준비 안 된 상태였다면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 다만 준비된 사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데뷔작에 주연으로 발탁된 빛나는 신인
뮤지컬 ‘김종욱 찾기’ 주진하 배우

 

쌀 한톨 만한 희망이라도 보인다면 잡아라
나는 이제 막 뮤지컬계에 입문했다. 데뷔 무대에서 주연으로 서게 된 것이 꿈만 같다. 오디션에 붙었다가 무대에 서지 못한 때도 있었다. 한 때 ‘내게 뮤지컬 배우가 맞지 않는 건가’하는 생각도 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정말 좋아해 수도 없이 봤다. 작은 기회라도 온다면 놓치고 싶지 않았다. ‘김종욱’ 역은 27세에서 32세의 나이제한이 있다. 나는 25세라 자격 미달이다. 붙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오디션만이라도 보고 싶었다. 회사 측에서도 ‘굳이 원한다면 오디션은 보게 해준다’고 허락했다. 당장 ‘김종욱’ 역을 맡지 못해도 좋은 인상을 남기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에서 작은 가능성이라도 잡으려 열정을 다했다. ‘시켜만 주면 죽을 때까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내가 배우를 뽑는 입장이라면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강한 의지를 보이는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 것 같다. 포기하지 말고 마음을 다해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박민희 기자, 명랑씨어터 수박, STORY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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