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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뮤지컬은 ‘장르의 세계’ 아닌 ‘소재의 세계’다”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김운기 연출가 인터뷰-②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의 김운기 연출가는 누구보다 ‘현재 지향적’이고 ‘대중적인’ 연출가다. “지금은 ‘장르의 세계’가 아니라 ‘소재의 세계’다”, “요즘 관객은 다른 차원의 정서를 필요로 한다”는 말에서도 그의 지향점과 고민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무대관은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에도 잘 담겨 있다. 2010년 소극장 무대에 올랐던 작품은 2013년 재연에서 한층 더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로 만들어졌다. ‘뱀파이어’라는 감각적 소재에 ‘흥행공식’이라 불리는 ‘남성 2인극’ 형식이 더해져 매력도 한층 짙어졌다. “관객이 즐거운 것, 뮤지컬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김운기 연출가를 만났다. 

 

“한국 창작뮤지컬 발전 루트 다양해져”

- 메이저 제작사에서 먼저 러브콜을 먼저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요즘 관객은 뮤지컬을 굉장히 즐겁고 진지하게 보잖아요. 러브콜을 받고 나서 제작사도 이제 이런 방식의 작품에 눈을 돌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작품만 아니라 여러 작품들이 ‘트라이아웃’을 통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가 함께 한다는 것에 프라이드를 느꼈죠.

- 이런 형태가 한국뮤지컬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

한국 창작뮤지컬의 발전 루트가 다양해진 것은 ‘진정한 발전’의 증거라고 생각해요. 뮤지컬이 해외에서 만들어진 장르잖아요. 그래서 해외에서 들여오는 작품은 당연히 있는 거고요. 이전까지는 뮤지컬을 생산하는 과정이 조금 편중돼 있었다면, 최근에는 선진국처럼 방법도 다양해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어요. 메이저 제작사와 함께 작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작품의 질을 확보할 수도 있고요. 그동안은 그런 경쟁 과정이 약했죠. 이제 드디어 시작되는 중인 것 같아요.

- 해외 진출 문제도 창작뮤지컬 발전 루트에 포함되는 것이겠네요.

그럼요. 그게 바로 최종 목표 아닐까요? 요즘 한류’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드라마는 오래가지 못해요. 하지만 공연은 투어 공연을 돌면 약 10년 정도 하잖아요. 부가 산업도 많고요. 그런 면에서 공연이 한류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해요.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Ver.2

-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의 재공연을 하면서 염두에 뒀던 부분은?

초연보다 훨씬 대중적이어야 했어요. 그래서 극장은 물론 프로듀서, 배우들도 중량감 있는 사람들이 함께했고요. 사실 공연의 질이 높다고 해서 대중의 반응이 좋은 것은 아니잖아요. 물론 공연의 질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는 ‘우리만을 위한 퀄리티’가 아니라 ‘대중을 향한 퀄리티’를 만들려고 노력했죠.

- 공연장이 돌출무대를 갖고 있는 충무아트홀 블랙입니다. 동선이나 무대 구성에서 어떤 점을 신경썼는지.

무대를 사용하는 것에는 아쉬움이 남아요. 하지만 극장을 탓할 순 없어요. 공연은 유체이기 때문에 극장에 맞춰야 하거든요. 재연 무대가 2인극으로 바뀌면서 ‘프로페서V’와 ‘뱀파이어 백작’ 사이에 관계가 생겼어요. 점점 드라마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드라마를 콘서트 설정과 맞추려고 하니까 걸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고민 끝에 재연 버전은 드라마적 성격으로, 초연 버전은 콘서트적 성격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초연 버전을 공연하고, 다른 극장에서 재연 버전을 공연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번 공연이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의 최종 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지금의 사석은 ‘잃어버린 사석’이 아니라 더 ‘큰 좌석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지 않을까요.

- 무대에 상징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뱀파이어’의 본성을 드러내게 하는 ‘달’이나, ‘피’를 떠오르게 하는 ‘상자’ 같은 것들이요. 조명이나 오브제에서 가장 신경 쓴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은 심리극이에요. 실제로 뱀파이어는 없죠.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뱀파이어에 관심을 갖는 거냐고 묻는다면 그건 정서적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실재하지는 않지만 정서적으로는 존재할 수 있어요. 내가 어떤 심리적인 세계로 들어가면 공간이 바뀌어 보일 때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술을 많이 먹으면 세상이 어지럽고 몽환적으로 보이는 것처럼요. 그건 약간의 환각 상태에 이르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거든요. 그러한 정서적 세계를 이번 무대에서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 무대는 어떤 콘셉트인가요?

‘프로페서V’가 ‘받아들이게끔’ 하고 싶었어요. 인간은 너무 나약한 존재라 자신의 한계 이상의 상황을 마주하면 받아들여야 해요. 인간은 신과 달라서 이상의 것은 극복할 수 없거든요. 그런 메시지를 무대에서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었어요.

-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진지하면서 컬트적이고, 서사적이면서 음악적이에요. 장르적인 부분에서 고민했던 부분이 있는지.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환경 연극을 주창하신 은사님이 계셨어요. 그분은 장르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현대적이지 않다고 하셨어요. 이제는 ‘장르의 세계’가 아니라 ‘소재의 세계’예요. 패러다임이 바뀐 거죠. 보통 서양 음악 하면 ‘헨델’, ‘바하’를 생각하잖아요. 지금 서양 음악을 보면 정말 깜짝 놀라요. 록도 아니고 재즈도 아니거든요.

현재의 사회는 생각 자체가 바뀌었고, 사람들의 감성 세계도 완전히 바뀌었어요. 이제는 조금 더 다른 차원의 정서가 필요해요. 일반적인 정서가 아닌 인간의 새로운 감각이요. 관객들은 이제 장르에 국한돼 있지 않아요. 관객을 읽는 것이 창작하는 사람들의 좌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싸이’, ‘레밀리터리블’의 성공은 기존의 장르적 개념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죠.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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