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하다 못해 시리도록 하얀 피부, 충혈된 눈, 타오르는 붉은 입술.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닌 뱀파이어가 잔뜩 겁에 질린 한 남자 ‘프로페서V’를 품에 가두고 있다. 은밀한 밤의 장막에 몸을 숨긴 뱀파이어는 눈앞의 먹이가 벌이는 마지막 발악을 즐기는 듯 섬뜩한 눈길로 그의 두려움을 응시하고 있다.

위 사진은 뱀파이어가 된 ‘프로페서V’가 어머니의 눈물과 마주하게 되는 ‘Mama, don't cry’ 장면이다. ‘프로페서V’는 그가 평범하게 살아가길 바랐던 어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사랑을 얻기 위해 뱀파이어의 삶을 선택한다. 그는 뱀파이어가 된 자신을 밝힐 수도 없고, 그 때문에 과거의 아버지처럼 어머니를 슬프게 해야만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때 나타난 뱀파이어는 ‘프로페서V’가 가진 아버지의 트라우마를 일깨우며 그를 옥죄어 온다.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는 2010년 모노극 형식으로 초연돼 입소문만으로 관객을 끌어모았던 작품이다. 올해 설앤컴퍼니가 제작사로 참여해 중극장 규모의 2인 극으로 재탄생했다. 김운기 연출가는 재공연이 2인극으로 바뀐 점에 대해 “두 사람 간에 벌어지는 인과와 갈등이 선명한 극이 대중의 사랑을 받기에 더 적합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작품이 발전해 두 가지 버전을 가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는 초연 창작진인 연출가 김운기, 작곡가 박정아 등이 함께한다. 마성의 ‘뱀파이어 백작’으로 고영빈과 장현덕이, 사랑을 얻기 위해 뱀파이어가 된 ‘프로페서V’로 송용진, 허규, 임병근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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