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색, 붉음이 저만치 타오르고 있다. 관능의 색 붉음은 절대 꺾이지 않을 것처럼 제 색을 자랑하고 있다. 그 앞으로는 남녀가 도발적인 자세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몸을 뒤틀 것처럼 생생한 움직임은 남녀가 춤을 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동작은 절제되어 있지만, 원초적 관능미가 포스터 밖으로 금방이라고 튀어나올 것처럼 넘실거린다.

남자는 말쑥한 정장차림의 남자는 뒷모습으로 한 여자를 끌어안고 있다. 왼손으로는 여자의 손을 마주 잡고, 한 손으로는 단단하게 여자의 허리를 잡아 챈 상태다. 안정적인 자세로 여자를 받쳐주는 남자에게서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함이 풍겨 나온다.

여자는 중절모를 푹 눌러쓴 모습으로 오른쪽 다리를 남자의 허리에 감고 있다. 한쪽 다리는 남자의 다리 사이로 슬쩍 드러나 더욱 매혹적이다. 붉은 입술, 높은 굽의 구두, 탄탄한 다리는 위태로워 보이지만 굳건하다. 강렬하게 마주친 두 남녀의 시선은 서로에게 붙들려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포스터의 정 가운데는 고풍스러운 글씨체로 ‘탕게라’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그 위로는 다리가 얽혀 있는 두 남녀의 도발적인 자세가 어떤 춤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탱고 뮤지컬’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오리지널 탱고 뮤지컬’이란 문구는 탱고의 땅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을 찾을 배우들이 어떤 정열적인 춤을 우리에게 선사할지 벌써 기대하게 만든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탱고뮤지컬 ‘탕게라’!

탱고뮤지컬 ‘탕게라’는 탱고의 고장 아르헨티나에서 건너온 작품이다. 아르헨티나 최고의 실력을 갖춘 안무가와 음악가, 프로듀서가 모여 만든 댄스뮤지컬이다.

제목 ‘탕게라’는 스페인어로 ‘탱고를 추는 여성 댄서’를 의미한다. 2002년 ‘탱고계의 여신’이라 불리는 안무가 ‘모라 고도이’가 함께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초연됐다.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18개월 동안 무대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작품은 아르헨티나 엔터테인먼트 기자 협회에서 수여하는 ‘최고 뮤지컬 작품상’, ‘최고 프로덕션상’, ‘최고 안무가상’, ‘최고 조명디자인상’, ‘최고 여배우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작품은 탱고가 태동한 19세기 말 20세기 초 아르헨티나의 항구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배경으로 한다. 한 쌍의 연인이 펼치는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대사 없이 춤과 음악만으로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아르헨티나에서 건너온 뮤지션들의 라이브 연주와 30여 명에 이르는 남녀 댄서들이 매력적인 군무와 듀엣을 선보일 예정이다. 탱고 뮤지컬 ‘탕게라’는 4월 25일부터 5월 8일까지 LG아트센터의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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