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가 로맨스를 업고 등장했다. 연극 ‘프렌치라이어’는 프랑스의 대표 코미디 작가 제라드 바통, 미셸 뮌즈가 쓴 ‘LE GAI MARIAGE’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이미 프랑스 언론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프랑스 언론 ‘르 파르지엥’에서는 “잘 쓰인 희곡, 그것에 대한 솔직한 웃음!”이라고 표현했고 ‘르 피가로’에서는 “아주 잘 만들어진 강력한 웃음”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한국에서도 ‘웨딩스캔들’이라는 이름으로 공연돼 큰 호응을 얻었다.

몇십 년을 다르게 살아온 두 남녀가 한집에서 같이 살고, 아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평생을 함께한다는 것, 참 어렵고도 희한한 일이다. ‘결혼’은 하지 않고 살겠다는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간다.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 연극 ‘프렌치라이어’는 어떻게 풀어냈을까.

‘공감’과 ‘상황설정’으로 터지는 웃음

연극 ‘프렌치 라이어’의 웃음코드는 크게 ‘공감’과 ‘상황설정’ 두 가지로 나뉜다. 이 작품의 관객층은 20대부터 중년까지 다양하다. 작품은 폭넓은 관객층이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전개된다.

300억의 유산을 받기 위해 앙리는 동성 친구 도도와 위장결혼을 한다. 두 사람이 함께 살며 부딪히는 장면은 영락없는 이성 부부의 모습이다. 산만한 덩치의 도도는 ‘아유,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어’라며 앞치마를 펄럭인다. 주부들은 우락부락한 남자 도도가 종종걸음을 치며 집안일 하는 모습에 웃음보가 터진다.

둘은 마치 진짜 부부처럼 싸운다. 싸움 끝에 어떡하면 좋겠냐는 앙리의 질문에 도도는 ‘사과해!’라고 대답한다. 사과하는 앙리의 면전에 돌아오는 대답은 ‘뭐가 미안한데?’다.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연인 같은 싸움에 관객들은 연인의 손을 꼭 잡고 민망한 웃음을 흘린다.

‘라이어’ 시리즈의 특성은 ‘웃음을 절로 터지게 하는 상황극’이다. 작은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을 낳고, 상황은 꼬여만 간다. 엘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상황에서 아버지가 등장하고, 연이어 상황파악이 안 된 다른 친구가 나타난다. 웃음을 위한 억지설정으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던지는 대사와 상황에 몰입하는 연기는 자연스럽게 웃음보를 자극한다. 

오랜 내공의 탄탄한 연기!

도도 역의 이용환은 장면마다 다른 캐릭터를 선보인다. 그는 앙리의 친구이자 아내이고 동생이 되기도 한다. 커다란 어깨 위에 하늘거리는 옷을 걸친 그는 ‘손발이 오그라들게’ 앙증맞다. 앙리의 동생이 되어 귀여운 돼지 춤을 출 때면 관객들은 빵빵 터진다.

앙리 역을 맡은 전병욱은 연극과 뮤지컬, 방송 모두를 섭렵하며 얻은 단단한 내공을 보여준다. 90분 동안 변화하는 심리를 연기하는 전병욱의 표정 연기는 집중해서 볼 만하다. 엘자역을 맡은 오세미, 노베르 역을 맡은 김원식, 아버지 에드몽 역의 김방률 또한 연극 ‘라이어’에서 쌓은 경험으로 능수능란하게 극을 끌어간다. 이들이 선사하는 ‘깨알 웃음’은 일상을 잊고 잠시 쉬어가는 포인트로 선택할 만하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제공_티-타임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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