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듯한 푸른빛 위에 쓰여진 ‘그날들’이라는 문구는 지나간 옛 추억을 떠올리는 듯하다. 위쪽의 ‘서른 즈음에’,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이등병의 편지’가 희미하게 맴돈다. 희미한 글씨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떠오르는 이름, 故김광석이다. 그의 노래가 뮤지컬이 된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부질없는 아픔과 이별할 수 있도록,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故김광석의 명곡 ‘그날들’의 주옥같은 가사는 그를 기리는 듯한 메시지가 선명하다. 수없는 소극장 공연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던 그의 노래, 그 진한 감성이 뮤지컬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까. 어떤 배우의 목소리로, 어떤 이야기로 그려질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뮤지컬 ‘그날들’은?
뮤지컬 ‘그날들’은 이 작품은 연출가 장유정이 선보이는 5년 만의 신작이다. 이번 공연에서 장유정 특유의 이야기 구조로 탄탄한 캐릭터와 미스터리한 작품 구성을 선보인다.
작품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중수교 20주년 기념행사가 한창 준비 중인 때, 대통령의 막내딸 한나와 수행 경호원 대식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호 과장 정학의 앞에 대통령 전담 요리사 운영관이 20년 전의 사건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정학은 꺼내고 싶지 않았던 그날의 진실을 떠올리게 된다.
뮤지컬 ‘그날들’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주목받는다. 오랜만에 창작 뮤지컬 무대에 서는 유준상, 연기 내공을 갖춘 오만석, 실력파 배우 강태을이 ‘정학’역을 맡았다. ‘무영’역에는 지창욱, 최재웅이, 실종된 ‘그녀’역에는 ‘뉴욕 뮤지컬페스티벌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방진의, 6년 만에 뮤지컬로 무대로 돌아온 김정화가 합류한다. 이 외에도 서현철, 이정열, 김산호, 김대현, 송상은 등이 무대에 선다.
뮤지컬 ‘그날들’에서는 김광석의 다양한 음악들을 만날 수 있다. 뮤지컬넘버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는 노래들로는 ‘이등병의 편지’, ‘변해가네’, ‘나무’, ‘서른 즈음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먼지가 되어’, ‘그날들’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뮤지컬 ‘그날들’은 4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 대학로 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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