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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얼굴에 검버섯 핀 가련한 왕, 광해군을 그려내겠다”, 연극 ‘광해’연극 ‘광해’ 배우 김도현

배우 김도현은 유쾌했다. 그에게는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전달하면서도 쾌활한 대화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었다. 배우 김도현은 비운의 삶을 살다 간 광해군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묵직하면서도 명료하게 표현해 내리라는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영화 ‘광해’가 큰 성공을 거둔 만큼 연극 ‘광해’에 대한 관객의 기대도 크다. 그 기대를 결코 무겁지 않게 받아들고 신나게 달릴 준비가 되어있는 배우 김도현과 대화를 나눴다.

-작품 준비로 바쁘다고 들었다. 연습실의 분위기는 어떤가?

굉장히 좋다. 어느 팀에 가도 예민하거나 무서운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 않나. 연극 ‘광해’에는 좋은 사람만 있다. 서로 너무 양보해 문제가 될 정도로 따끈한 분위기로 진행하고 있다.

- 영화와 비교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선택하게 만든 연극 ‘광해’의 매력은 무엇인가.  

나는 뮤지컬 작품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내 전공은 연극이고, 연극으로 배우를 시작했다. 그래서 일 년에 한두 편은 꼭 연극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에 연극 ‘광해’를 만났다. 사실 처음에는 워낙 원작 영화가 흥행한터라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연출가님에게 자세한 설명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연극 ‘광해’는 영화 ‘광해’와 약간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연극은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영화 원작 그대로 올리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원작과 콘셉트, 스토리가 조금 다르다. 영화 ‘광해’가 연극이라는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 연극 ‘광해’의 콘셉트가 영화 ‘광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힌트라도 준다면?

배우의 입장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하선과 광해의 캐릭터의 분포도다. 영화에서는 하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반면, 연극에서는 광해의 심리를 좀 더 비중있게 다룬다. 물론 큰 틀은 다르지 않다.

- 광해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작품 속 ‘광해’는 역사 속 실제인물 광해군과 닮은 점이 많은가?

성재준 연출님이 직접 각색을 하셨는데, 연출님이 역사적인 고증을 중요시했다. 영화에서는 대중적 코드에 맞춰 각색되었다. 반면, 연극 ‘광해’에서는 좀 더 실제 인물에 맞춰 수정했다.

배우 입장에서 보았을 때, 나는 광해라는 사람을 모른다. 만나본 적이 없지 않은가. 사진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다. 광해군의 그림은 봤다. 너무 못생겼더라.(웃음) 왕의 그림인데 검버섯이 피어있기도 하고. 이순신 장군 정도만 돼도 멋있는 척하며 똑같이 고증해 보일 텐데.(웃음) 물론 농담이다. 

왕의 행보를 기록한 사람은 광해 자신이 아니다. 역사적 기록만으로 그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남겨진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내 나름대로 해석을 했다. 광해군은 왕위에 오를 때까지 핍박을 받고 왕위에서도 불안에 떨며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했다. 결국은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지 않았는가. ‘내가 만약 그런 삶을 살았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 ‘광해’ 캐릭터 표현을 위해 모티브를 얻은 매개체가 있나?

연극에서의 ‘광해’는 연산군의 캐릭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연산군의 향기가 나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뮤지컬 ‘영웅’의 경우에는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행보를 고증하는 의무가 있었다. 그는 국가적인 영웅이지 않나. ‘광해’의 경우는 다르다. 원작의 스토리 자체가 허구를 바탕으로 한다. 비운의 운명을 산 그가 인간적으로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표현하는 것을 중점으로 한다. 이 때문에 광해 캐릭터에 연산군의 색을 덧입혔을 때 관객들에게 더 흥미롭게 다가간다.

- 대화를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힘이 있으시다. ‘하선’을 해학적으로 그려내는 유머 포인트들을 잘 살릴 것 같다.

하선은 자유분방한 캐릭터다. 연습 중 즉흥적으로 재미있는 대사들이 생각나 뱉는다. 대본화되는 것도 있고 때로는 혼나기도 한다.(웃음) 작품의 의도와 맞지 않게 선을 넘어가면 연출님이 제지한다. 그런 작업들이 유익한 시간이 된다.

- 뮤지컬 ‘천사의 발톱’과 ‘페이스오프’에서 1인 2역의 연기를 훌륭하게 해냈다. 이번 1인 2역과는 어떻게 다른가.

연극 ‘광해’는 사극이다.(웃음)

사극이라는 것 외에 다른 점은 없다. 다른 작품에서도 어린 시절에서 성장기까지 다루는 등 여러 역을 동시에 해낸다. 이것도 다른 의미의 일인이역이기 때문에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캐릭터의 호흡을 얼마나 성실하게 표현하게 내느냐가 관건이다. 

- 광해와 하선 중 개인적으로 어떤 캐릭터에 더 애착이 가나?

광해다. 하선은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가진 것 없지만 밝고 마음에 근심이 없다.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즐겁게 살아간다. 반면 광해는 기구한 운명을 살면서 폭군이 되고, 가진 것을 잃을까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나는 광해가 불쌍하고, 더욱 애착이 간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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