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함께한 합작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코퍼 맥퍼슨의 ‘The weir’를 개작했다. 작품은 2006년 공연 이후 6년 만에 오르는 반가운 무대다. 올해 공연은 이성민, 강신일, 송선미 등 브라운관, 무대,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자극적인 이야기가 난무하는 공연계에 소박하고 정감 어린 이야기로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애초에 계획했던 공연 종료일도 관객성원에 힘입어 2월까지 연장공연을 결정했다. 잔잔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연극 ‘거기’, 관객은 어떻게 봤는지 인터파크 관객 후기를 통해 알아봤다.

“가슴 따뜻해지는 연극 ‘거기’”

연극 ‘거기’를 관람한 인터파크 ID ‘saranghae**’ 관객은 “거창한 이야기나 눈물 빼는 스토리는 없다. 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연극, 가볍지만 흩날려 없어지지도 않고, 무거워서 보고 나오는 길에 마음을 어렵게도 하지 않는, 가슴 따뜻한 연극이었다”고 말했다.

연극 ‘거기’의 배우들은 실제 맥주, 소주, 보드카를 마시면서 공연을 진행한다. 그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는 한층 더 물이 오른다. 술기운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물론, 공연 내내 고소하고 톡 쏘는 맥주향이 극장 내에 달큰하게 퍼진다. 인터파크 ID ‘meim**’ 관객은 “연극을 보고 순간 아빠 말투가 생각났다. 연극도, 그 연극이 행해지는 공간도 무척 따듯하게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정석용 배우의 술 취한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람자인 인터파크 ID ‘duke**’ 관객은 “연극이 끝난 후 아주 좋은 기분으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주위를 둘러보기 여러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그렇게 밤은 깊어져 갔다”며 감성적인 공연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작품은 작은 카페에서 나누는 대화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 배우들의 능청스럽고 맛깔스런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극 ‘거기’의 배우들은 능숙한 강원도 사투리 연기는 물론, 힘을 빼고 이야기의 진심을 전할 줄 아는 수준 높은 연기를 펼쳤다. 관람후기에는 이러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에 대한 코멘트도 이어졌다.

인터파크 ID ‘ssamonim**’은 “최고의 배우들이다. 각자의 캐릭터를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감동으로 승화시킨다. 이런 감동을 또 어디서 느끼겠나. 관람료가 저렴해서 미안한 정도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ID ‘gabriel‘은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인 연극이다.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와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때 없는 연극이었다”고 전했다.

원작의 힘, 그대로 무대에 옮긴 연극 ‘거기’

연극 ‘거기’의 원작은 희곡 ‘The weir’이다. 원작 희곡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영국과 아일랜드 최고의 흥행작으로 사랑받았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은 이 작품을 통해 99년 올리비에상의 최우수희곡상과 평론가협회상, 이브닝 스탠다드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 공연은 2002년 극단 차이무가 번안해 한국형 무대로 선보였다. 작품은 깔끔한 연출과 배우들의 원숙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우수공연 베스트7’ 안에 선정됐으며, 2004년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초청됐다.

연극 ‘거기’는 2월 24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의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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