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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출자와 연기자, ‘체험하는 자와 관리하는 자’의 색다른 매력” 김민교 연출연극 ‘서툰사람들’ 2월 7일부터 오픈런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만능엔터테이너들은 신기함 그 자체다. 어쩜 저렇게 노래도 잘하고 말도 잘할 수 있을까? 다방면에 재주가 있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다. 김민교 연출가는 무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배우와 연출가’를 겸하고 있는 만능 예술인이다. 그는 “배우와 연출가는 전혀 다른 영역일 것 같지만 두 가지 일은 서로 다른 능력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김민교 연출가가 말하는 연출과 연기의 색다른 매력, 과연 무엇일까?

“연출과 연기 ‘산모가 되느냐, 아이가 되느냐’”

- 연출가와 연기자로 다방면에서 활동해오셨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시면서 많은 고충이 있었을 거라 생각된다.

‘연출’과 ‘연기’,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은 고충이 아닌 즐거움 그 자체였다. 배우 일을 하다 보면 연출이라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과 느끼는 사람 사이는 간극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배우 활동 당시 ‘내가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 라는 호기심과 기대의 마음으로 연출 일을 시작하게 됐다.

- ‘연출’과 ‘연기’, 두 가지 일의 각기 다른 매력을 이야기한다면.

‘체험하는 자’와 ‘관리하는 자’, 둘 다 재밌다. 연출과 연기는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비유를 한다면 ‘산모가 되느냐, 아이가 되느냐’라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연출이 더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작품의 전체적인 배합과 하모니까지 생각해야 한다. 연출은 연출만의 희열이 있다. 산모가 출산 당시 너무 괴로웠지만 ‘다음에 아기를 또 낳고 싶다’고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반면 배우는 아이가 되는 느낌이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나보는 느낌이다. 

- 연출과 연기,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임하는가? 아니면 두 가지 모습이 섞여 있는가?

굉장히 섞여 있다. 연출 능력과 배우 능력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연출과 연기는 결국 모든 능력이 하나로 맞물려 있다. 나는 무대에 직접 서본 연출가다 보니 배우들이 어떤 것이 고민이고 왜 연기가 안 풀려서 해결을 못 하고 있는지를 안다. 반대로, 배우를 할 때는 이 신에서 보여줘야 하는 게 무엇인지, 연출가가 무슨 의도에서 저런 말을 하는지 빨리 캐치를 하게 된다. 연출을 하고 나서 오히려 배우 오디션에 붙을 확률이 올라갔다. 예전에는 30~40% 정도였다면 이제는 60~70% 정도다. 내가 뽑는 사람 입장이 되어봤으니까 어떤 사람들이랑 작업하고 싶은지 알 것 같고, 어떤 것을 해야 연출가가 좋아하는지 파악이 잘 된다.

“코미디 연극, ‘웃기는 것’과는 다른 복합적 감성”

-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를 하는가.

희극을 연기할 때는 당연히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지만 이것이 비웃음이 되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특정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에게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진한 웃음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목적이 웃음과 눈물 자체가 돼버리면 거기서 작품이 망가진다고 생각한다.

- 코미디 속에는 희비극이 공존한다는 말을 했다. 연기에서도 그런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나는 반전을 좋아한다. 여러 가지 성향이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감성적이고 따뜻한 인간 냄새나는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우리 한국 문화에서는 ‘남자가 너무 까분다’, ‘남자가 말이 많다’, ‘방정맞다’, ‘남자가 운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 유머러스한 것을 편하게 보지 못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나는 너무 심하게 즐기며 지낸다. 슬픈 영상물을 보며 여자들보다 더 많이 운다. 사람을 다루는 것이 내 직업이다. 감성을 키우고 웃음을 키우는 것이 배우의 직업의식이다. 이러한 행동들이 내 직업을 유지하고 영감을 얻기 위한 방법론이라고 볼 수 있다. 차를 고치는 사람이 수리하는 것을 쑥스러워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배우들이 눈물도 흘리고 재롱도 부리는 모습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재밌는 작품으로 연극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

- 연극 ‘서툰사람들’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이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연극 ‘서툰사람들’은 요즘 많이 사라져가고 있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올드하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작품에는 여선생과 도둑놈이 등장한다. 직업상으로 도둑은 나쁜 직업이다. 그런데 이들은 알면 알수록 착한 사람들이다. 순수한 사람들의 모습은 요즘에는 없을 법하다. 관객들은 이런 등장인물들을 보며 세상과 사람을 다른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진 감독님 특유의 코미디와 상황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 구성이 좋은 코미디다. 장진 감독님이 글을 참 잘 쓰셨다. 배우 연기도 중요하지만 쓰여 있는 그대로 대사의 느낌만 잘 전달해도 짜임새 있는 코미디를 완성할 수 있다. 

- 앞으로 어떤 연기와 연출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가.

‘재밌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이와 함께 ‘재밌는 연기’를 할 것이다. 연극이라는 장르를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텔레비전과 영화와는 또 다른 연극만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 연극을 잘 몰랐던 사람도 어렵지 않게 접하게. 연극은 역시 어렵고 공부한 사람들만 본다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게 작품을 만들고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  

-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

방송활동을 하면서 저를 주목해주신 분들이 많다.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대학로에는 감춰진 진주와 같은 배우들이 정말 많다. 알려진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좋지만, 진주를 발견하는 것도 공연의 재미를 더할 것이라 생각한다. 관객들이 새로운 배우들을 접하는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 틈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소외당하는 모습을 보면 속상하다. 그런 배우들을 위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 좋은 배우들 정말 많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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