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공간처럼 많은 모순을 가진 곳이 있을까.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 학교라지만 이곳에서 정작 미래를 꿈꿀 시간은 없다. 그뿐인가. 학교는 ‘성장을 위해 고통은 참아야 한다’는 논리로 청소년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연극 ‘히스토리보이즈’는 학교가 어떤 공간인지에 대하여 선생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갈등을 담는다. 문학교사 헥터는 ‘시험’이 아닌 ‘인생’을 위한 수업을 목표로 자유로운 수업을 펼친다. 교장은 학생들의 ‘옥스브리지’ (옥스퍼드+캐임브리지) 입학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젊고 비판적인 역사교사 어윈은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라는 교장의 특별지시를 받고 고용된다.

낭만적인 문학교사 헥터는 시험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며 ‘인생을 위한 수업’을 한다. 문학 시간은 학생들이 연극을 펼치고, 시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공부해오던 아이들 앞에 짧은 시간에 성적을 올리는 비법을 알려주는 옥스퍼드 출신의 역사 교사 어윈이 등장한다. 요약과 핵심을 강조하는 어윈과 느낌과 감상을 중요시하는 헥터 사이에서 학생들은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가르치는 방식이 전혀 다른 두 선생님 사이에서 학생들은 그들 나름의 기준을 찾으려 노력한다.

어느 날, 평소 헥터를 못마땅해 하던 교장은 그가 학생들에게 동성애적 성향을 보였다는 이유로 퇴교를 권한다. 어윈 역시 학생들과의 예상치 못한 관계 속에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토니어워즈 6개 부문에서 수상한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국내 초연으로 관객의 기대 사로잡아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가 2013년 3월 8일부터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국내 초연된다.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는 영국 공연계의 거장 앨런 베넷의 대표작이다. 2004년 영국 초연 당시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이후 작품은 2006년 브로드웨이 진출과 더불어 초연 연출이 감독을 맡고 초연 배우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됐다. 문화계 전반의 뜨거운 화제작으로 주목받으며 ‘히스토리보이즈’ 는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을 뛰어넘는 수작’이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연극 ‘필로우맨’ 제작사 노네임씨어터컴퍼니의 두 번째 작품이다. 김태형 연출가가 연출을 맡고, 여신동 디자이너가 무대 디자인을 맡았다. 김태형 연출가는 연극 ‘모범생들’로 화제를 모았다. 여신동 디자이너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는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극 ‘뜨거운 바다’에서 주목받은 이명행 배우가 어윈 역할을 맡았다. 낭만적인 문학교사 헥터는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배우 최용민이 연기한다. 교장은 오대석 배우, 역사 교사 린톳은 추정화 배우가 연기한다. 8명의 ‘히스토리보이즈’는 최근 여러 뮤지컬과 연극에서 신예로 떠오른 젊은 배우들이 맡았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