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6월 8일 탄생한 뮤지컬 ‘넌센스’는 오랫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작품이다. 작품은 수녀들이 펼치는 꿈과 희망을 담는다. 다섯 명의 수녀는 죽음을 맞이한 52명 동료들의 장례식을 치를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공연을 펼친다. 이들이 펼치는 공연은 단순한 재미 이상의 ‘스토리’가 담겨있다. 극이 진행될수록 등장인물들은 수녀의 모습 속에 숨겨둔 자신들의 욕망과 자아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아래는 뮤지컬 ‘넌센스’를 관람한 기자 2인이 관객의 입장에서 느끼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Up↑&Down↓’은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의 장, 단점을 스스럼없이 토해냄으로써 작품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 ‘춤’과 ‘노래’로 드러나는 솔직한 자아

UP↑ 관객과 ‘공감’하는 ‘소통의 무대’

극이 진행될수록 수녀들의 엽기적인 행동 수위는 높아져 간다. 엄격한 태도로 수녀들을 통제한 원장 수녀가 환각제를 먹는 장면은 광기와 코미디의 최고조를 달린다. 수녀들의 색다른 모습은 자칫 잘못했을 때 인위적이고,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 수녀들의 행동을 이해하게 하는 원동력은 ‘춤과 노래’다.

이들은 자신들의 과거와 마음속 감춰둔 꿈을 ‘춤’과 ‘노래’로 관객에게 이야기한다. 5명의 수녀는 똑같은 검은 옷을 입었지만, 이들의 캐릭터는 완벽하게 다르다. 관객들은 이들이 펼치는 춤과 노래를 통해 이들의 각기 다른 독특한 자아를 이해할 수 있다.

Down↓ 좌충우돌 펼쳐지는 에피소드, 심도 있는 이야기로 나아가지 못해

뮤지컬 ‘넌센스’는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고 재밌다. 수녀들이 펼치는 다양한 무대들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용과 복화술, 클래식, 소울과 가스펠을 넘나드는 이들의 무대는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더한다.

그렇지만 에피소드 중심으로 펼쳐지는 무대는 수녀들의 깊이 있는 내면까지 드러내지는 못했다. 수녀들이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고, 무슨 계기로 수녀가 됐는지의 사연을 재밌게 들려주는데 그치고 있다. 고고함과 성스러움의 상징인 ‘수녀’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이면에 담긴 ‘슬픔’과 ‘아픔’은 깊이 있게 드러나지 않는다.

- 유쾌함이 주는 ‘용기의 메시지’ 

UP↑ 유쾌함으로 편견을 깨뜨린 참신한 주제

뮤지컬 ‘넌센스’는 장황하게 현실을 폭로하는 극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앞서 살펴본 유쾌함과 독특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세상의 편견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고결함과 경건함을 대표하는 ‘수녀의 이미지’는 무참히 깨진다. 뮤지컬 ‘넌센스’는 ‘수녀’ 이전에 5명 개개인의 사연과 특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한, 진정한 ‘성자’는 경건한 외형과 허례허식으로 완성될 수 없다고 말한다. 작품은 사람의 아픔과 상처에 공감하는 따뜻함이 진정한 성자의 조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단순하게 ‘코미디’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코미디’를 즐기면서도 일상의 작은 행복과 삶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는 흔히 ‘성자’가 어려운 수행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뮤지컬 ‘넌센스’는 모두가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 그 자체가 성자의 조건이라 말하고 있다. 관객들은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성자’는 경건한 외형과 허례허식으로 완성될 수 없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Down↓ ‘모두가 성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 보다 설득력 있게 그려졌으면

뮤지컬 ‘넌센스’는 웃음 코드로 극의 모든 상황이 전개된다. 수녀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가만있지 않는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이 수녀 이전에 한 명의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수녀들의 본 모습은 엽기적인 행동들과 함께 드러난다.

작품은 ‘코미디’ 속에 ‘진지함’을 담았지만 ‘코미디’의 요소가 더 강하다. 모두가 성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작품이 끝나갈 무렵에 수녀들의 대사로 넌지시 드러난다. 수녀들의 에피소드 위주에 집중했던 관객들이 ‘모두가 성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심도 있게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