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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도둑질을 하는 루팡” 뮤지컬 ‘아르센 루팡’ 이종석 연출2월 14일부터 5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우리가 세상에서 ‘진짜’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은 얼마나 될까? 모든 것들은 변하고 사라진다. 거기에다 우리는 사물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보다는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먼지만큼 거짓이 난무한 세상이다. 이러한 세상의 속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실을 찾고,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가 있다. 뮤지컬 ‘아르센 루팡’의 루팡이 그 주인공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작의 루팡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뮤지컬 ‘아르센 루팡’의 연출을 맡은 이종석 연출과 인터뷰를 나눴다.

- 아르센 루팡의 캐릭터는 어떻게 그려지는가?

루팡을 위트 있고 건강한 인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원작에서의 루팡은 도둑이고 무언가 훔치는 것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뮤지컬로 재탄생한 루팡은 원작의 캐릭터에서 더 나아가 누군가를 지켜주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루팡의 도둑질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훔침’이라고 볼 수 있다.

원작과는 다르게 어린 시절 소매치기였던 루팡을 도와주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런데 그 남자가 루팡 앞에서 살해당한다. 루팡은 아버지나 다름없는 사람을 지키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루팡은 죽은 은인의 딸을 지키기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해함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는 고군분투한다. 루팡은 살인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다. 누군가가 다치지 않고 살해되지 않는 것이 루팡에게 중요한 삶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 원작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뮤지컬 ‘아르센루팡’은 원작에 있는 다양한 내용을 조금씩 작품 안에 녹이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작가를 비롯한 연출진들은 원작의 여러 단편들을 함께 공부했다. 다양한 이야기 가운데 중심이 되는 사건을 찾고 그것을 배경으로 삼았다.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이 우리가 구성한 사건 안에 포함되며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 애착이 가는 장면과 대사가 있다면.

1막 마지막 장면이 애착이 간다. 이 장면에서 가짜 루팡과 진짜 루팡이 다리 위에서 싸움을 벌인다. 두 등장인물은 액션 뿐만 아니라 ‘진실과 거짓’이라는 삶의 가치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 이 장면을 통해 루팡이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또한, 두 사람의 대비를 통해 가짜와 진짜를 구별할 줄 아는 것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 어떠한 무대적 특징이 있는가.

무대 전체를 프랑스 파리의 거리처럼 구성하려고 한다. 프랑스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파리의 뒷골목 광장을 연상시키는 무대가 펼쳐진다.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암울하다. 무대 공간 역시 어둡고 침침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등장인물들은 밝고 적극적이다. 공간과 인물의 대비가 뚜렷하게 대비된다. 

- 등장인물들과 루팡의 관계는 어떻게 그려지는가.

혼자 있을 때 루팡은 아프고 어둡지만, 사람들 앞에서 드러나는 모습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다양한 인물들이 루팡과 부딪히며 재미를 더한다. 공간적 배경이 1910년 프랑스 파리인데, 대홍수를 비롯한 대통령 교체기라는 어수선한 시국을 설정했다. 이때 정의를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루팡과 같은 인물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법무부 장관인 그는 대통령이 되고자 욕심을 부리는 악인이다. 루팡은 그와 대척점을 이루며 진짜 정의와 참 진실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20년간 루팡을 잡기 위해 애쓰는 경찰관이 등장한다. 이 사람은 루팡을 잡았다 싶으면 놓치는 실수투성이다. 루팡은 경찰관에게 악감정이 없고 오히려 연민의 정을 느낀다. 루팡은 경찰관을 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짜 루팡의 이름으로 살인을 벌이는 사람도 등장한다. 루팡은 그를 만나 싸우는 순간에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 뮤지컬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여러 시도들을 기획했다고 들었다.

사건 진행을 비롯한 전반적인 극적 전개가 텍스트적으로 흘러가진 않는다. 잘 짜인 시간의 구성에서 벗어나 급작스러운 장면들을 중간마다 삽입했다. 등장인물이 갑자기 행동을 멈춘다든지 슬로우 모션들을 보이기도 한다. 조명의 활용도 좀 더 과감하게 실행했다. 조명은 인물을 집중시키기 위한 보조적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색감의 변화처럼 새로운 기법들을 작품에 시도하고자 한다.

-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

뮤지컬 ‘아르센 루팡’은 관객들에게 무엇이 진짜인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진다. 작품을 통해 보이는 것의 진짜와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짜를 생각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작품을 만드는 프로덕션 입장에서는 순수한 한국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 자본으로 만든 뮤지컬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떠한 문화사업적 힘을 가지고 있는지 검증받고 싶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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