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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생의 무대에서 소통을 꿈꾼다”, 민준호 예술감독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배우들의 호흡으로 무대를 완성하다

사람들의 삶의 기준은 ‘타인’이다. 남과 비교하면서 나 자신을 재단하고 평가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풍요로운 시대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의 인생은 행복하지 못한 순간이 훨씬 많다. 그건, 자신의 삶보다는 다른 사람의 삶에 기웃거리고 관심을 두기 때문이 아닐까.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본연의 자기 모습에 귀 기울이고 사랑할 것을 이야기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민준호 예술감독과 인터뷰를 나눴다.

- 기존의 평강공주 이야기를 파격적으로 뒤집었다. 원작과 다른 이야기를 통해 어떤 주제를 드러내고자 하였는가?

관객들에게 ‘모두가 예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누군가를 모토로 삼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바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러한 주제에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필요했다. 닮고 싶은 사람이 ‘공주’였으면 좋겠고, 그 사람을 따라 하려다 후회하는 누군가가 등장한다. 요즘 사람들은 누군가를 닮고 싶어 한다.

- ‘연이’는 어떤 캐릭터인가? 관객들이 ‘연이’에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연이’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본인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연이’는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싫지만 정작 본인도 ‘평강공주’가 되고 싶어 한다. ‘연이’뿐만 아니라 사람들 모두에게는 누군가를 닮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청소년들이 연예인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도 그들과 같아지고 싶은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 ‘평강공주’와 ‘연이’의 대비되는 부분과 닮은 점이 있다면.

‘평강공주’와 ‘연이’는 둘 다 예뻐지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졌다. 그렇지만 두 사람에게는 신분차이가 있다. ‘평강공주’는 누구나 봐도 예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부와 명성을 가졌다. ‘연이’는 이런 ‘평강공주’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그는 ‘평강공주’가 입은 옷과 거울이 없어 자신이 예뻐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평강공주’의 옷을 훔치면 자신도 그와 같아질 수 있다고 착각한다. 연이는 본인의 예쁜 모습을 보기 위해서 ‘평강공주’의 거울이 필요한 것이다. 

-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 이야기’가 다른 공연과 차별점이 있다면.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공연 형식이 차별적이다. 스토리를 기초로 무대를 구성해나간 것이 아니라 거꾸로 스토리가 공연 형식을 따라오고 있다. 작품은 호수가 있어야 하고 동굴이 있어야 하는 상황에 이야기를 덧붙인 방식으로 완성됐다. 배우들의 호흡을 보여주기 위해 거기에 걸맞은 스토리를 구성했다. 살아있는 공연이다. 대본이 다른 작품에 비해 짧고, 대본으로 적을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우리 사이에서는 농담 삼아 ‘구전공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에는 특별한 무대 장치가 없다. 배우들의 소리와 몸짓으로 직접 동화를 만들어나가는 구성이 독특하고 재밌다.

우리 공연은 새소리, 물소리, 바위, 계곡까지 배우들의 퍼포먼스로 만들어나간다. 그림으로 따지자면 ‘데생’과 같은 무대다. 관객들은 우리가 그린 무대를 직접 상상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 관객 스스로 점차 공연의 분위기와 느낌을 알아간다. 이는 영화나 다른 장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관람방식이다. 상상력을 요구하는 무대 연출인데 그것이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

- 작품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초연 때 많이 힘들었다. 우리 공연은 등장인물만으로 완성한다. 특별한 무대 장치 없는 작품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관객들이 호응을 해주고 함께 소통할 수 있었을 때 많은 보람을 느꼈다. 관객에게 다가가는 무대를 만들기 위한 지난 시간의 소중함도 일깨울 수 있었다.

- ‘연이’의 이야기지만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만의 개성으로 관객과 소통을 하고 있다.    

배우 출신이다 보니 배우들의 역량을 강화한 공연에 관심이 많았다. 특별한 효과 없이 등장인물들의 호흡과 소리만으로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무대 연출을 하고 싶었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이러한 의도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에서 배우들은 무대의 모든 것을 이룬다. 등장인물 모두가 중요하고, 이들 하나하나의 개성이 존중돼야 무대를 완성할 수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배우 본인 자신의 호흡이 중요하다.

-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요즘 세상은 적극적인 상상이 없어진 시대다. 새로운 생각과 이야기보다는 단순한 기술 반복이 주를 이룬다. 관객 분들이 잠시나마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통해 본인이 갖고 있던 소중한 상상력을 일깨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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