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이란 장르만큼 청춘과 잘 어울리는 음악이 또 있을까. 청춘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함이 가득한, ‘혼란’과 ‘열정’이 뒤섞인 시기다. 록음악은 이 시기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뮤지컬 ‘락오브에이지’는 80년대를 뒤흔든 ‘Rock and Roll’ 명곡들로 주인공들의 꿈과 사랑을 유쾌하게 담는다.

신선한 무대효과와 사회자 ‘로니’의 등장

뮤지컬 ‘락오브에이지’의 무대효과는 빛났다. 드류와 쉐리가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듀엣을 부를 때, 2층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재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상에서 가능한 과거 회상의 기법이 무대의 2중적 구조로 분할하며 극을 입체적으로 보여줘 주인공들의 심리를 잘 드러냈다.

불안정한 청춘을 상징하는 뿌연 안개, 별들이 가득한 조명, 무지개 효과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쉐리와 드류의 성장의 모습과 무대환경 디자인이 절묘했다.

뮤지컬 ‘락오브에이지’에 사회자 로니가 등장한다. 뮤지컬에서 ‘사회자’의 등장은 우리의 고전 ‘봉산탈춤’의 한 대목을 연상시켰다. 로니는 사회자를 자처하며 음악과 드라마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작품 중간마다 등장해 드류와 쉐리의 사랑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관객에게 알려준다. 로니는 관객과의 경계를 없애며 극의 친밀도를 높인다. 동전의 양면처럼 로니의 잦은 등장은 슬픔에 젖어드는 후반부에서는 관객의 몰입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청춘은 강렬하고 80년대 ‘록’은 즐거웠다

다양한 록음악은 관객의 집중도를 높인다. 강렬한 사운드의 음악에서 감미로운 발라드까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록’들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본조비, 미스터 빅, 익스트림, 트위스티드 시스터, 포이즌의 노래들이 무대를 구성한다. 명곡들을 듣는 것만으로도 공연은 마치 한 장의 주크박스 앨범이다. 80년대 ‘록’은 단순하면서 경쾌해 무대는 120분내내 흥겨움으로 가득했다. 

익숙한 곡들은 한국어로 번역돼 관객의 몰입도를 더 높였다. 한국어로 재탄생한 록음악은 관객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주인공들과 교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관객과 함께하는 무대 역시 즐거움을 이끌었다. 

공연은 록 장르 하나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뮤지컬 넘버를 완성했다. 또한, 음악의 기승전결은 주인공들의 상황에 맞추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절묘한 조화
 

배우들은 연기뿐만 아니라 동선의 움직임으로도 느낌을 잘 살렸다. 스테이시 잭스는 한 템포 느린 움직임과 절도 있는 동작으로 당대 최고의 록스타임을 과시했다. 배우 김신의는 스테이시 잭스의 위엄과 코믹함을 꾀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위트 있는 스테이시 잭스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지만 원래의 캐릭터가 가진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는 단점이 있었다. 드류는 재기 발랄하고 희망찬 청년이다. 배우 김다현은 그루브하면서도 유연한 몸짓으로 드류의 밝은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무대 중간마다 관객과 시선을 맞추며 교감하는 드류의 매력은 보는 이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배우 다나는 소녀처럼 앙증맞은 모습과 도발적이면서 강렬한 댄스로 쉐리의 상반된 매력을 보여줬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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