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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꿋꿋이 작품의 고난을 짊어지고 걸어가라” 석현수 감독 인터뷰전통문화예술의 길을 걷는 ‘4인 가족 예술가’의 협업 콜라보레이션 ②

현재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예술 감독으로 일하는 석현수 감독의 추진력과 연출 능력은 가족에게도 깊은 영향력을 끼쳐왔다. 그의 아내 김미래 무용수는 “남편은 가정을 너무 사랑한다. 보통 아빠들은 무겁고 말을 아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우리 남편은 가족 일에 있어서 구체적인 조언과 방향을 제시하는 편이다”고 밝혔다. 가족 모두가 한국전통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에는 석현수 감독의 애정과 깊은 관심이 있었다. 한국 전통예술 연출가로서 석현수 감독은 어떤 생각과 방향을 가졌을까? ‘연출’ 분야와 관련한 질문들을 중심으로 석현수 감독을 인터뷰했다.

- 연출가로서 힘든 점과 그것을 극복하는 비법이 있다면.

연출가의 주된 고난은 ‘작품’에서 비롯된다. 작품을 연출한다는 것은 ‘험난함’ 그 자체다. 그렇지만 그런 힘든 과정에서 작품을 잘 만들어 가면 행복과 영예, 기쁨과 환희가 어느새 찾아온다. 작품을 만들 때 힘든 상황을 인내하지 못하고 성실히 임하지 않았을 때, 그 결과 역시 좋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작품이란 고난을 얼마나 성실히 참아 내느냐’,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다’는 마음가짐이다. 작품을 만드는 것은 협동의 과정이지만 그 속에서 자기 스스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와 믿음, 진정성’은 여기서 형성된다. 꿋꿋이 작품의 고난을 짊어지고 걸어가려는 자세 속에서 좋은 연출이 나올 수 있다. 

- 연출가의 ‘전문성’은 어떤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하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두루 섭렵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사람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자신만의 큐시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연출에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연출은 트릭도, 테크닉도 아니다. 그렇지만 연출은 많은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다. 분석하고 쪼개는 작업이 세심하게 필요하다. 공연연출은 ‘원테이크 원샷’으로 진행된다. 무대 위에서는 커트를 끊어 갈 수 없는데, 원테이크 원샷은 한 장면이 끝까지 가는 것을 말한다. 라이브에 강한 연출가는 사전 작업에서 NG가 날 가능한 모든 상황을 종합 분석한다. 무대감독은 조명의 역할, 디자인 기술의 역할, 무대 행정의 역할 모든 것을 완벽히 이미지화해서 확인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수만 번 반복하고 작품을 무대에 올려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제 연습하고 오늘 무대에 올리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연출가는 과학적 분석으로 깨알같이 쪼개고 쪼개서 모래가 흙처럼 느껴질 만큼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 속에서 아무리 못하는 사람이 무대에 서 있어도 공연을 성공하게 할 수 있다. 그것이 연출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 예술가에게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훌륭한 예술가는 진정성 있는 사람을 말한다. 예술가에게 빼어나고 두드러진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직한 성품이다. 앞으로는 화려한 언술보다 진정성 있는 사람이 이 시대 최고의 예술가가 될 것이다.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말을 많이 하면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지지만, 사람은 많은 것을 지킬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여태까지 나도 말이 많은 편이었다. 연출 의도를 말할 때도 ‘전달, 구술’의 방식으로 상대에게 말해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도식화하는 작업을 통해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말로 표현하는 것은 생각만큼 전달이 잘 안 된다. 그림으로 설명하거나 실체를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우리나라 예술 지원이 어떤 방향에서 이뤄져야 하는가.
 

이탈리아의 ‘가면무도회’,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축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의 ‘마쯔리 문화’는 우리가 벤치 마케팅할 필요가 있는 좋은 예다. 일본은 400명 단위로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와 퍼포먼스가 있다. 우리나라도 우리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힘을 써야 한다. ‘그 마을 그 동네에서’ 세계적인 콘텐츠를 가지는 것이 현재 우리 예술의 과제라고 본다. 모든 구 단위의 문화재단이 그 구의 아티스트를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하게끔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K-POP’도 좋지만, 세계화할 수 있는 ‘우리의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통문화는 세계화하기에 좋다. 전통문화를 이 시대에 맞게 트렌딩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배세민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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