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흙빛의 바닥에서 주인을 잃어버린 두 개의 군번줄을 두 손 모아 끌어안는다. 생사가 갈리는 긴박한 전장의 바닥에서 덩그러니 남은 군번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군번줄을 받아 쥔 이는 누군가의 고귀한 희생과 그가 남긴 약속의 무게를 받아든다.

작품명 역시 ‘The Promise’로 전쟁을 배경으로 한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작품은 ‘우리에겐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 있었다’는 부제를 통해 그 어떤 희생을 감내하더라도 지켜내야 할 약속에 대한 뜨거운 사명감을 드러낸다. 6∙25전쟁 정전 60주년 군 창작 뮤지컬이라는 문구에서 작품의 배경이 60년을 거슬러 올라간 비극의 한국전쟁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뮤지컬 ‘The Promise’는 적의 기습적 남침으로 퇴로가 차단된 상태에서 대원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희생한 동료의 고귀한 유언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살아남은 자들은 먼저 떠난 전우의 가족과 그들이 끝까지 목숨을 잃으면서도 지키려 했던 조국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작품은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다부동 전투를 배경으로 결국 서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국민들이 있었기에 국가가 지켜질 수 있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6∙25 정전 60주년 기념’ 군 창작 뮤지컬, 국내 최고 제작진 집결

‘The Promise’는 6∙25 정전 60주년을 맞아 국방부와 육군본부, (사)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뮤지컬이다. 국방부는 그동안 전쟁을 소재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를 대중에 전하기 위해 다수의 뮤지컬을 제작해 왔다. 2009년에는 강타, 양동근, 재희 주연의 뮤지컬 ‘마인(MINE)’, 2010년에는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 등이 출연한 뮤지컬 ‘생명의 항해’를 선보였다. 뮤지컬 ‘The Promise’는 이 두 작품에 이어 국방부에서 세 번째로 제작하는 작품이다.

뮤지컬 ‘The Promise’는 이지나 연출을 비롯해 서윤미 작가, 변희석 음악감독 등 국내 뮤지컬계를 이끌어가는 최고의 제작진들이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여기에 뮤지컬 ‘셜록홈즈’의 최종윤 작곡가와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엘리자벳’의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뮤지컬 ‘루돌프’, ‘라카지’의 구윤영 조명디자이너도 힘을 더한다.

뮤지컬 ‘The Promise’에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연기자, 가수,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현역 장병 김무열, 초신성의 윤학, 슈퍼주니어의 이특, 에이트의 이현, 정태우, 지현우 등이 출연을 결정했다. 이들과 함께 지난 9월 현역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 명의 배우와 현재 MBC ‘보고싶다’에 출연 중이며, 뮤지컬 ‘에비타’, ‘아이러브유’ 등의 작품에 참여했던 뮤지컬 배우 박선우도 참여한다.

뮤지컬 ‘The Promise’는 2013년 1월 9일(수)부터 20일(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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