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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을 수 있지만, 결코 패배하진 않는다”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 김진만 연출가‘헤밍웨이 명작열전’ 두 번째 공연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이 세계 최초로 연극화 과정을 거쳐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는 연극 ‘노인과 바다’에 이어 극단 앙상블이 선보이는 ‘헤밍웨이 명작열전’ 두 번째 작품이다.

그 어디에서도 극화된 적 없는 ‘킬리만자로의 눈’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민 이는 바로 연출가 김진만이다. 김진만은 ‘헤밍웨이 명작열전’의 첫 작품 연극 ‘노인과 바다’로 작가가 담고자 했던 주제를 간결하게 표현하며 호평받았다. 이번 작품은 헤밍웨이의 작품 전반에 드러나는 주제 의식과 함께 시청각적 이미지를 강화해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고독한 하얀 눈과 잘 어울리는 12월 개막하는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의 연출가 김진만과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모티브 된 소설”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인 ‘킬리만자로의 눈’은 가왕(歌王) 조용필의 대표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 속 ‘서언’을 감명 깊게 본 양인자 작사가가 영감을 받아 작사하게 된 것이다. 김진만 연출가는 “이 작품의 정서는 조용필의 노래를 통해 이미 전 국민이 먼저 접했다”며 자신 역시 “이 작품의 ‘서언’에 감동을 받아 무대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헤밍웨이가 젊은 시절에 썼던 단편 소설로 그의 문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헤밍웨이 명작열전’ 첫 번째 작품인 ‘노인과 바다’가 완숙의 경지에 이른 헤밍웨이의 주제 의식을 담아냈다면, 이번 작품은 젊은 작가 헤밍웨이가 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했던 생각들을 담아낸다. 김진만 연출가는 “이 작품은 헤밍웨이의 작가적 의식을 남자 주인공이 대변한다. ‘킬리만자로’에서 ‘이데아’를 향해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극화한 것이다”고 말했다.

“헤밍웨이의 작품, 우리 ‘삶’ 그 자체 다뤄”

‘헤밍웨이 명작열전’의 첫 번째 작품인 연극 ‘노인과 바다’는 올해 2주년을 맞이했다. 인간이 가진 불굴의 의지에 대해 방대한 양으로 다룬 ‘노인과 바다’가 소극장 연극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만 4년이다. 그는 “작품을 연구한 것은 4년, 공연한 것이 2년이니 총 6년 정도 헤밍웨이 작품을 연구한 셈”이라며 ‘헤밍웨이 명작극장’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헤밍웨이의 작품은 우리 ‘삶’ 자체를 다룬다. 어떠한 결론을 짓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인간군상을 있는 모습 그대로 간결하게 서술한다.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은 주인공인 작가가 갖고 있는 ‘작가적 양심’, ‘진심으로 다가가야 할 모습’을 그가 킬리만자로에 다다르는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대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시대를 초월해 지금의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주는 것 같다. 지금의 우리는 현실에 안주한 채 꿈을 잊고 타협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이에나는 현실에 안주해 썩은 고기를 먹고 살아간다. 표범은 정상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것을 향해 도전하려고 한다. 작품 곳곳에 이런 상징성이 담겨있다. 헤밍웨이 작품에는 그러한 ‘도전 정신’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

김진만이 헤밍웨이의 작품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연극 ‘노인과 바다’를 연구하면서부터다. 헤밍웨이의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그는 공통으로 발견되는 일련의 주제 의식을 발견했다. ‘인간은 죽을 수 있지만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헤밍웨이의 작품은 ‘포기란 용납할 수 없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본질적인 주제의식 있는 것 같다.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에도 이런 주제 의식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은 연출가 김진만이 선택한 헤밍웨이의 두 번째 작품이다. 향후 다른 작품을 보일 계획이 있는지 묻자 “몇몇 작품을 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 ‘더 킬러’,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 ‘짧고 행복한 생애’ 등의 세 가지 작품을 보고 있다. 다음 작품은 이 세 작품 중 하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작가가 본질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을 무대 언어로 창출할 것”

그의 첫 번째 ‘헤밍웨이 명작열전’ 작품인 연극 ‘노인과 바다’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소설이었다. 대문호 헤밍웨이를 대표하는 작품인 만큼 연극 무대에 오를 당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작품인 ‘킬리만자로의 눈’ 역시 헤밍웨이를 대표하는 단편 소설이지만, ‘노인과 바다’에 비해 대중적으로 읽힌 소설은 아니다.

김진만 연출가는 “원작은 주인공인 작가가 전 유럽에 걸쳐 겪은 파란만장한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에피소드를 모두 무대에 실을 수는 없다. 이번 공연에서는 작가가 본질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해 무대 언어로 창출할 예정이다. 시청각 이미지를 극대화해 관객이 자연스럽게 현재성을 갖고 감동을 느끼게 하고 싶다. 무대 언어를 밀도 있게 느끼면서, 작품에 흐르는 긴장감과 비장미를 스펙터클하게 표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진만은 이번 공연에서 아프리카 땅에서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킬리만자로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그는 “무대는 간결하고 표현주의적인 색채감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를 ‘검은 대륙’이라고 하지 않나. 하지만 아프리카의 가장 높은 산인 킬리만자로에는 만년설이 하얗게 덮여있다. 작품은 이러한 색채의 대비와 간결한 무대를 통해 다양한 의미를 함축할 예정이다. 모던한 배경에서 눈의 이미지를 강화해 눈이 갖고 있는 ‘구원’, ‘순수’, ‘죽음’ 등의 상징성을 담아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작 소설의 매력은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까. 김진만은 이 작품의 연극적 재미에 대해 “아프리카라는 오지의 대륙에서 고립됐을 때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을 그려낼 것이다. 여기에 현실과 타협하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진정한 가치를 잊은 채 살아가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배우의 호흡으로 전달할 것이다. 특히, 킬리만자로를 향해 날아오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객도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오르는 ‘킬리만자로의 눈’ 초연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공연된 적이 없다. 헤밍웨이 젊은 시절 최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만약 이 작품을 보신다면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가사가 왜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지도 아실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세계 최초로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을 무대화한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은 12월 5일(수)부터 12월 30일(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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