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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무용계는] “커뮤니티 댄스, 무용계 새로운 국면 맞이해” 트러스트무용단 김형희 안무가무용계 스스로 소통의 공간으로 나서야

‘춤 예술’로 불리는 무용 장르는 독창성과 더불어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형식의 실험적 무대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동시에 무용 장르의 ‘대중화’, 혹은 ‘대중과의 소통’의 문제는 늘 무용계의 중요한 핵심 화두로 이야기돼 왔다. 국내 공연계에서 무용 장르가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발전시켜가는 동시에 대중에게 소외되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사)트러스트무용단을 창단해 17년간 이끌어오고 있는 김형희 안무가에게 무용계의 화두와 앞으로 무용 장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 최근 무용계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커뮤니티 댄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올 한해 마치 관성에 빠져 활로를 찾지 못하던 춤에게 대안처럼 등장한 ‘커뮤니티 댄스’로 인해 무용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창작과 공연중심이었던 춤이, 사람과 사회, 그리고 지역에 근거한 뿌리내리기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공연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커뮤니티 댄스’가 기존의 춤 예술 역할을 대신하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간 대중으로부터 고립되어 온 춤이 스스로 그늘을 벗어나 사람들 속으로 향하려는 첫걸음으로 그 의미는 충분히 고무적이라 생각됩니다.

- 현 무용계 종사자로서 느끼는 어려운 점 혹은 무용계에서 가장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지난 십여 년을 돌아보면 무용계에 있어 참 많은 발전이 있었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예술가 또는 예술단체의 창작여건과 관련한 것입니다. 춤 예술의 특성상 상업적 가치로 이어지기 힘든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고, 더불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제도 또한 절실합니다. 1995년 트러스트무용단 창단 이후 17년 동안 단체를 운영해 오면서 다른 여건들이 하나둘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반면, 재정적 지원은 가장 변화가 더딘 부분이었습니다.

- 무용이 다른 대중예술에 비해 대중과의 거리감이 멀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안무가님의 생각과 앞으로 무용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춤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술에 대한 대중의 요구는 항상 직접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무용계 스스로 소통의 공간으로 나서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커뮤니티 댄스’는 정말 중요한 이슈입니다. 여기에 ‘공공예술 프로젝트’ 또한, 예술가와 예술단체, 문화예술지원 관련기관의 협력과 지원 하에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 독창적인 작품의 창작과 무대화를 위해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안무는 동작을 만들어내는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창작품에는 다양하고 많은 정보가 담기게 되는데, 그래서 창작자가 지닌 배경과 경험은 작품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오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러한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객석에 보여줄 것인가는 더없이 중요합니다. 좋은 무용수는 ‘안무를 알아야’ 합니다. 반면 좋은 창작자는 ‘춤을 알아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창작품은 무엇을 두고 말하는 것일까요? 안무자의 안무가 무용수를 향하고 있듯, 예술작품은 분명 관객을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안무가의 역할은 ‘좋은 정보를 소유하는 것’과 ‘그것을 작품에 잘 배치하는 것’입니다. 독창적인 작품은 자신만의 경험 해석, 그리고 그 정보를 잘 담아 대중에 내어 놓는 것을 말합니다. 그간의 춤 교육이 담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도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창작자는 일상조차 놓칠 수 없는 정보와 경험의 시간이며,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것으로부터 특별함을 발견하는 눈을 지녀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창작자가 관객을 한걸음 다가오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 국내 안무가 혹은 국내 무용 작품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해외 진출이 예전보다 활발해졌는데 무용계 발전의 측면에서 최근의 국내 안무가, 무용단체의 활동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다면?

지금까지의 국내단체 및 예술가들의 해외 활동은 해외에서 수입돼 오는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더구나 해외에서 활동 중인 대부분의 젊은 예술가는 창작자가 아닌 무용수로서의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해외공연 및 교류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정도의 한국의 무용가들은 이제 국제무대에서도 당당히 그들의 창작품을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특히 과거 한국의 창작 춤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그들의 것을 한국인이 흉내 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국내 창작품들 중에는 안무가의 독창성이 더욱 부각됨과 동시에 민족적 특색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국제화하려는 노력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해외로부터 호평과 함께 한국 춤이 국제무대로의 진출 가능성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하지만 공연중심의 활동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의 공연은 물론 국내의 예술가와 단체가 해외의 예술가와 단체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같은 교류와 협업 등 다양한 사업들이 활성화돼야 경쟁력 있고 지속적인 한국 춤의 발전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안무가로서 혹은 무용계 종사자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물론 한 단체의 안무가로서나 개인적으로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좋은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트러스트무용단’의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트러스트무용단’은 생각에 머물지 않고 환경을 탓하지 않으며 유목하듯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중 하나는 현재 진행 중인 장애우, 청소년을 비롯한 비전문인을 위한 춤 교육과 나눔의 프로젝트인 ‘길갈포커스’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교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춤으로 다시 여는 실크로드’입니다. 꽤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프로젝트들입니다. 이제는 그 성과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는 단계로, 앞으로의 진행에 좀 더 속도를 더할 예정입니다.

트러스트무용단 김형희 안무가는 거제 출생으로 부산여대 무용학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하야로비현대무용단의 창단과 대표를 역임했으며, 이후 1995년 트러스트무용단의 창단을 주도하였고, 한국의 대표적 춤 단체 중 하나로 이끌고 있다.

김형희 안무가가 창단한 (사)트러스트무용단은 2010년 국내 초연 이후 북카프카즈 3개국 순회공연과 2011년 거제문화예술회관 초청공연 그리고 아르코예술극장과의 기획공연을 이어왔다. 오는 11월 29일부터 사흘간 ‘SYS-선택되지 않은 시간’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박세은 기자_사진 제공 (사)트러스트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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