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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노드라마 ‘술꾼’, 한 잔의 술로 내일을 담는다”유승희 연출 인터뷰

 

모노드라마 ‘술꾼’은 술과의 끈질긴 인연으로 살아온 서명수라는 인물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연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배우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게다가 연극은 관객들에게 술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번 작품으로 유승희 연출은 전작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과는 완벽하게 다른 스타일을 선보인다. ‘술’이라는 소재로 관객과의 긴밀한 호흡을 구현하는 모노드라마 ‘술꾼’의 유승희 연출가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관객이 ‘술꾼’에서 모노드라마의 어떠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가.

무대에 여러 사람이 등장하면 관객의 시선이 분산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모노드라마는 ‘집중력’을 불러 모으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모노드라마 장르의 작품이 엉성했을 시 지루함이 더해질 수 있다. 연극 ‘술꾼’은 모노드라마가 지루할 요소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배우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는 춤을 추던지, 노래를 부르던지 싸움을 한다. 그만큼 주인공의 체력 소모가 많아 배우가 연기하기에는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사실 출연진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모노드라마 ‘술꾼’은 이러한 역동성을 바탕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10년 이상의 장기 공연을 계획할 정도로 작품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
 

- ‘술꾼’이라는 제목부터 독특하다. 어떤 작품인가.

모노드라마 ‘술꾼’은 활력이 넘치는 방식으로 희로애락을 담았다. 연극의 3분의 2에서 관객은 맘껏 웃을 수 있고 나머지 부분은 찡하고 슬프다. 배우가 싸이 춤도 추고 애주가 노래도 나온다. 젊은 세대의 노래와 늙은 세대의 노래가 조화를 이룬다. 연세가 많은 분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씀들 하신다. 젊은 친구들은 배우의 코믹한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연령층에 따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다양하다.

- 작품의 주인공은 어떤 인물인가?

주인공 ‘명수’는 박복한 인생을 살아간다. 그는 어렸을 적 쌀이 떨어져 양조장의 술 찌개미를 먹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는 사랑하는 봉자와 행복을 꿈꾸지만, 그녀는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다. 20년의 세월 동안 봉자를 잊지 못한 명수는 술장사를 하며 생활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전 재산을 날리게 되고 명수는 자살까지 생각한다. 그렇지만 결국 명수는 봉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다시금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 연극에서 ‘술’은 어떤 의미로 그려지는가.

개인적으로 술 소리만 들어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런 술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싶었다. 우리는 흔히 ‘술’이라고 했을 때 술 먹고 주정하는 안 좋은 모습만 떠올린다. 그렇지만 ‘술’에는 다양한 감정과 요소가 있다. 그중에는 아련한 슬픔도 있다. 보릿고개 시절에 술지게미를 먹었던 때도 있다. 가난한 학생들이 술지게미를 먹고 학교에 갔는데 선생님은 술을 먹었다고 아이들을 호되게 혼냈다. 우리 모노드라마에는 이런 소소한 술에 대한 추억과 에피소드 위주로 극을 전개한다. ‘술’은 우리 작품의 주요한 재미 요소다. 눈물 나게 비극의 요소로 갈 수 있는 이야기가 술에 대한 에피소드와 어우러지며 균형을 이룬다.

- ‘술꾼’은 관객과 호흡이 유독 강한 작품이다. 
 

연극 ‘술꾼’은 ‘소시민들의 술꾼’을 이야기한다. 그런 점에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입장할 때 관객에게 술을 준다. 배우들은 직접 관객에게 술을 따라 주기도 한다. 회사원들은 관람 전에 회식자리에서 술을 먹고 와서 연극을 보기도 한다. 그렇게 술을 함께 마셨을 때 배우와 관객의 호흡이 더욱 긴밀해진다. 1시간 20분 동안 관객들은 끊임없이 연극에 참여한다. 그들이 직접 애드리브를 치며 배우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관객들이 특정 종류의 술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한번은 공연이 끝나고 관객에게 막걸리 한 병씩을 드리기도 했다. 

- ‘술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연극은 마지막에 관객들과 건배를 하며 희망차게 끝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술 먹고 흥청망청하자는 게 아니다. 우리 연극은 술의 긍정적인 부분을 담아 ‘술을 먹고 용기도 얻자’는 취지를 담았다.

사진제공_극단 ‘단홍’(연극 ‘술꾼’ 한 장면)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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