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인디 문화 단체와 200여 뮤지션이 직접 기획한 대규모 축제 ‘2012 잔다리페스타(Zandari Festa)’가 올해 첫 회로 개최된다.

이번 축제의 이름이기도 한 ‘잔다리’는 홍익대 앞 서교동의 옛 지명을 뜻하는 말이자 ‘문화계 전반의 작은 다리들’로 활약하는 ‘인디 정신’을 상징한다. ‘잔다리페스타’는 기획자 중심의 여타 페스티벌과 달리 아티스트가 직접 기획하고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홍대 일대를 다시 ‘인디 문화 중심지’로서 정체성을 되찾고자 마련됐다.

홍대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첫 문을 여는 ‘2012 잔다리페스타’는 과연 음악팬들의 욕구를 충족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번 축제의 기획을 맡은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김민규 회장에게 ‘2012 잔다리페스타’의 기획의도와 홍대문화의 특징, 국내 인디 음악계의 화두 등에 대해 물었다.

- 홍대 지역 인프라 활용한 하나의 ‘문화 축제’로 기획

홍대에서 다양한 축제나 문화행사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잔다리페스타’를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국내에서도 서울라이브뮤직페스타와 같은 음악축제가 있어 왔지만, 미국 오스틴의 세계적인 영화 음악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 웨스트(SXSW)와 같은 문화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인디음악씬을 형성하고 있는 홍대라는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충분히 하나의 문화축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잔다리페스타’를 기획하게 됐죠.

- 인디 음악의 범주, “반대중적이거나 반자본적인 것 아니다”

얼마 전 ‘슈퍼스타K’에서 심사위원 싸이가 한 인디 음악 관련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일반인들이 ‘인디 음악’의 범주와 성격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요.

대중의 오해가 생기는 것은 국내 음악계에서 메이저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탓입니다. 1, 2주 전쯤 미국의 인디레이블협회 관계자가 ‘최근 K-Pop의 반응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인디 레이블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습니다. SM과 같은 대형기획사의 음악도 미국에서 보면 인디 레이블입니다. 세계적인 유통시스템을 갖춘 소니나 워너, EMI와 같은 메이저 레이블이 아닌 독자적 자본을 바탕으로 한 음악이기 때문이죠.

국내에서 흔히 ‘인디 음악’이라고 하면 대중음악과는 거리가 멀거나, 반자본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메이저 혹은 인디 레이블이라는 구분은 지극히 비즈니스적인 유통체계의 구분으로, 음악의 성격이나 대중성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대중음악산업이 본격적으로 출발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점에서 메이저 시스템이 구축되기 시작했고, 그 외 재즈나 블루스가 독립적 자본에 의해 발매됐죠. 이후 메이저 시스템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일부 인디 레이블을 흡수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70년대 펑크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다시 인디 레이블이 힘을 얻었고, 인디와 메이저는 이후로도 주기적으로 힘을 주고받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 국내 인디 음악계, 화두는?

이번 축제에서는 인디음악에 관한 컨퍼런스도 개최된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인디계의 화두가 궁금한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하실 계획인가요?

외부에서는 ‘인디 음악’ 자체의 규정이나 성격이 궁금하실지 모르지만, 내부에서는 규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입니다. 그래서 크게 두 개의 주제로 논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첫째는 SNS시대를 맞아 ‘인디 레이블이 어떻게 스스로를 홍보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둘째는 ‘해외진출’ 혹은 ‘해외와의 음악적 교류를 어떻게 이뤄 나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최근 생각보다 많은 해외와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12 잔다리페스타(Zandari Festa)’는 10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개최된다. 국카스텐, 갤럭시익스프레스, 백순진, 엄인호 등 젊은 밴드와 노장 뮤지션 총 200여 팀과 홍대 인근 카페, 공연장 등 20여 곳이 참여한다.

축제 기간에는 기획공연, 쇼케이스, 컨퍼런스, 음반판매부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공연으로는 20여 곳에서 200여 팀의 뮤지션이 공연하는 ‘잔다리 쇼케이스’와 아티스트 혹은 레이블이 직접 기획해 특별한 무대를 선보이는 ‘기획스테이지’가 열린다.

공연 외에도 20일 오후1시부터 5시까지 클럽 에반스에서 열리는 ‘잔다리페스타 컨퍼런스 : 퀘스천 앤 앤서(Question & Answer)’는 해외로 진출한 인디 뮤지션의 경험과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음악 홍보 레이블 운영자의 비법을 공유한다. 그 외 20일 상상마당 앞 주차장 거리에서는 ‘레이블 부스’가 열려 인디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반을 한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박세은 기자_자료제공 KT&G 상상마당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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