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컬로 꼽히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10월 유니버설아트센터의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2000년 초연되며 국내 최초 뮤지컬 자체의 팬클럽을 만들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받은 작품이다. 뮤지컬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쓴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고급스러운 선율의 멜로디와 서정적이면서도 격렬한 이야기로 ‘편지 형식’의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독일 최고의 대문호로 꼽히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이하 괴테)가 스물다섯의 나이에 발간한 서간체(편지 형식으로 된 문체) 소설이다. 1774년 발표됐다. 괴테는 친구의 약혼녀였던 샤를로테 부프에게 실연당한 경험과 주변에서 발생한 유부녀에게 실연당해 자살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소설을 섰다.

작품은 젊은 변호사인 베르테르가 작은 마을에서 로테(롯데)라는 여성을 향한 열렬한 짝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베르테르는 그녀에게 사랑하는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떠난다. 다른 곳에서 그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베르테르는 공사에서 일하다 분란을 일으켜 쫓겨나고, 다시 로테가 있는 마을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미 로테는 약혼자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간다. 행복한 로테를 바라보며 괴로워하던 베르테르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발간 당시, 소설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주인공 베르테르가 입은 옷 스타일이 유행하기도 했으며, 소설을 모방한 자살이 일어나기도 했다. 독일, 덴마크 등지에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모방한 자살 사건이 늘어나자 ‘유명인이나 모델로 삼고 있던 사람이 자살할 경우, 그와 자신을 동일시해 자살하는 것’을 의미하는 ‘베르테르 효과’라는 사회 용어를 등장시켰다.

세계 문학계의 거장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년 8월 28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독일 중부의 프랑크푸르트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다. 괴테의 아버지는 경제적 실력을 갖춘 상층시민 계층의 대표였다. 괴테는 18세기 후반 귀족 중심사회에서 시민 중심사회로 변하는 과정에 놓여있던 사회 속에서 자라났다. 사회의 기준이 뒤바뀌며 일어날 수 있는 모순들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자랐다. 후에 이러한 경험들은 괴테의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된다.

괴테는 타고난 문학가였다. 그는 열세 살에 첫 시집을 발간할 정도로 문학적 재질이 뛰어났다.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그는 문학 쪽에 더 많은 열정을 불태웠다. 1774년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간하며 유명해진 그는 대학졸업쯤 필생의 역작 ‘파우스트’를 쓰기 시작한다.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바이마르’로 간 그는 주변의 지식인과 교류하며 10여 년의 세월을 이곳에서 보낸다. 괴테는 바이마르에서 추밀원 고문관으로 임명되어 33살의 나이에 귀족의 칭호를 얻었다.

독일 문학계의 거장 프리드리히 실러와 교류를 맺어 공저를 발간하기도 한 한 괴테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환갑을 넘어서면서는 더욱 활발한 창작 활동을 불태웠다. 이 시기 괴테는 희곡 ‘파우스트’ 1부를 비롯해 자서전 ‘시와 진실’ 등 수많은 작품을 발간했다. 그는 1831년 ‘파우스트’ 2부를 완성한 후 자신의 사후에 발표할 것을 전한 뒤 83세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

더 단단해져 돌아온 한국 창작뮤지컬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이 대세를 이루던 지난 2000년 초연했다. 작품은 세련된 정민선 작곡가의 음악과 명작 고전을 새롭게 구성한 이야기로 뮤지컬 마니아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작품은 한국 최초의 뮤지컬 팬클럽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어냈다. ‘베사모’는 회원들의 돈을 모아 작품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중극장 규모의 극장에서 시작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후 1,000석 규모의 대극장 무대에 오르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탄생 12년 만에 정민선 작곡가가 새로운 곡을 추가한다. 음악감독 이성준은 기존의 5인조 실내악 편성에서 12인조 오케스트라로 편성해 더욱 풍성해진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 남자의 비극적인 사랑을 보여줄 ‘베르테르’ 역으로는 2003년 출연한 경험이 있는 김다현을 비롯해 김재범, 성두섭, 전동석까지 총 네 명이 출연한다. ‘롯데’ 역에는 김아선과 김지우가, ‘알베르트’ 역으로는 홍경수, 이상현이 참여한다. 그 외에도 술집주인 ‘오르카’ 역에 서주희와 연보라가, ‘카인즈’ 역으로 지현준과 오승준이 캐스팅됐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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