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뮤지컬은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 민감한 소재다. 특히, 그 대상이 실존 인물이라면 그 민감성은 배로 커진다. 대상이 되는 당사자의 삶과 한 나라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역사 소재 뮤지컬의 민감성을 과감히 던져 버린 작품이다. 지난 시즌 공연은 ‘국내 최초 본격 역사 왜곡 코믹 액션 로드 블록버스터 감동 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명장 이순신이 남긴 임진왜란의 기록 ‘난중일기’ 중 사라진 3일을 추적한다. 드라마 속 등장하던 근엄한 명장 이순신이 아닌 열 받으면 욕을 서슴지 않고, 배고프면 서럽다고 징징대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담는다. 본격 역사 왜곡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를 관객은 어떻게 봤는지 인터파크 관람후기를 통해 알아봤다.

‘보고 또 보고’ 재관람 관객의 향연

약 2년 만에 찾아온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 관객 중에는 작품의 지난 시즌 공연을 본 관객이 많았다. ID webev** 관객은 “1년 전 쯤 이 공연을 봤는데 재미있었다. 여자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또 보게 됐다. 직접 효과음을 연주하는 분들도 있고, 많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뮤지컬을 좋아해서 많이 보러 다니는데 이만한 뮤지컬이 없다”고 전했다. ID silverain0** 관객은 “대학로 공연 중 가장 좋아하는 공연이라 오래 기다렸다. 역시 많이 웃을 수 있는 공연이었다”며 한편으로는 “관객과의 호흡이 많은 공연이라 더 재미있었는데 멋을 조금 부린 것 같아 예전의 작은 공연이 그립기도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대사와 애드리브가 압권인 만큼 배우들 간의 호흡에 대한 평도 이어졌다. ID canjhl** 관객은 “손광업, 강성, 김지민 캐스팅으로 봤다. 연기인지 실상인지 구분이 잘 안 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애드리브할 때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뮤지컬을 대극장부터 시작했다. 소규모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동안 소극장 뮤지컬을 괄시(?)했던 것에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민감할 수 있는 ‘이순신’이라는 소재를 코미디로 풀어낸 창작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ID cada** 관객은 “이 공연은 인간 이순신과 영웅 이순신이 공존한다. 그리고 전쟁에서 피폐해진 사람들과 그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한다. 식상하다면 식상한 주제를 좋은 음악, 개그를 통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준 공연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2009년 초연했다. 2008년 창작 공연 지원사업인 창작팩토리에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새로운 발상, 재치 있는 음악으로 호응을 얻으며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뮤지컬협회 ‘2012 올해의 창작 뮤지컬 지원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그동안 배성우, 박호산, 임기홍, 전병욱, 김대종 등의 실력파 배우들이 이순신 역할을 맡아 왔다. 이번 공연은 그동안 뮤지컬 ‘남한산성’, ‘투란도트’ 등에서 묵직한 연기를 펼쳐온 손광업과 뮤지컬 ‘영웅’, ‘콩칠팔 새삼륙’ 등에서 진지함과 유머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를 선보인 조휘가 이순신 역으로 캐스팅됐다. 그 외에도 일본인 무사 사스케 역에 강성과 이신성이, 4차원 소녀 막딸 역에는 김지민과 자두가 출연한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10월 31일까지 PMC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