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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의 문화인2] “영원한 교사로 남고 싶다” 정봉교 교사하남의 미래 음악인들을 위한 발판으로 ‘하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만들어

‘하남 고등학교 음악교사’이자 ‘관현악부 지도 교사’, ‘하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이 모두는 정봉교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1993년 대학을 졸업하고 음악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올해 교사생활 약 19년째를 맞이했다. 그 중 하남 고등학교 교사로 있었던 것은 약 16년이다. 교직에 머무르며 청소년 음악교육에 앞장선 정봉교는 현재 하남의 미래 음악인들을 양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남에서 성장한 음악인들이 하남에 정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정봉교와 함께 그의 음악 인생과 하남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마냥 좋던 음악, 고등학교 관현악부에서 시작한 트롬본”

정봉교는 하남 고등학교 음악교사로 활동하며 청소년 음악교육 방면에서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런 그가 음악을 만나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강원도 양양 시골마을에서였다. “시골에 살았었는데도 불구하고 음악을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다. 다니던 고등학교에 관현악부가 있었는데 악기를 불고, 합주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내게 음악적 재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관현악부에 들어가서 트롬본을 배우게 됐고, 단국대학교 음악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처음 다룬 악기인 트롬본은 그를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드는 동력이 됐다. 트롬본은 슬라이드를 사용하는 금관악기로 화성적인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악기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트롬본 매력에 대해 “다이나믹한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는 악기다. 강할 땐 강하고, 부드러울 때는 부드럽다. 모든 악기가 그런 면이 있지만 트롬본은 조금 더 포괄적이다. 슬라이드를 이용해서 음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집중력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감각적인 부분이 강한 악기다”고 말했다.

“청소년 음악교육의 계기…고등학교 때 만난 은사님 덕”

정봉교는 하남시에서 자라나는 음악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만들어주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청소년 음악교육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게 된 점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교육을 보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제도는 바꿨지만 내용은 거의 같다. 요즘 아이들은 세계적인 국제화 시대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교육으로는 아이들을 국제적인 감성에 맞게 키워낼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나도 학교를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 당시 모든 선생님의 사고는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악기를 배우고 싶어 관현악부에 들어가면 말썽꾸러기 취급받았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관현악부에 들어가면 담임선생님이 매질을 해서 빼내던 시절이었다. 나도 공부를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악기가 정말 좋아서 들어가려고 했는데도 주위의 담임선생님, 친구, 부모님 모두가 반대했다.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의 세계는 정말 멋있는 것인데, 이러한 세계를 경험해보지 않은 선생님들이 나쁘다고만 말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정봉교가 청소년 음악교육에 앞장서게 된 것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러나온 것이다. 주변의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마냥 악기가 좋아’ 들어간 관현악부에서 그는 진심으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 그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바로 당시 관현악부를 맡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음악선생님이 트롬본을 하시는 분이었다. 선생님께서 오시면서 음악의 불모지였던 그곳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관현악부의 불량 학생들을 정리하셨고, 음악적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모아서 연습을 시키셨다. 1년 내내 연주곡을 연습해서 순회 연주회도 했다. 그렇게 화음이 만들어지고, 곡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음악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 후 음악대학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때 선생님께서 음악대학 진학에 필요한 음계시험 자료를 직접 그려주시기도 했다. 너무나 소중한 자료여서 오랜 시간 간직했다. 그때 음악선생님께 배웠던 것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지금 내가 이 아이들을 잘 가르친다면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도 성적이 낮은 아이들이 관현악부에 들어오기도 한다. 이 아이들도 하면서 재미를 붙이면 정말 열심히 한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전교 꼴지가 좋은 대학을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청소년기 음악듣기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 세대가 들었던 이선희의 ‘J에게’도 당시에는 굉장히 파격적인 음악이었다”고 운을 뗐다. 정봉교는 “지금의 음악도 이 시대에 살기 때문에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음악이다. 나중에는 이 음악에 대한 향수도 갖게 될 거다. 그래서 요즘 음악을 무조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시대가 흐르면서 점점 상업적, 선정적인 음악이 많아진다는 거다. 요즘 음악은 나오자 마다 유행하고 쑥 들어가 버린다. 새로운 것들이 빨리빨리 바뀌다 보니 아이들의 인내심이 없어지는 것 같다. 이러한 부분들이 많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감성에 가장 맞는 음악은 클래식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하는 음악교육을 클래식 위주의 교육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클래식 음악은 자라나는 초‧중‧고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에게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을 줄 수 있다. 교향곡은 잔잔하다가도 폭발적인 힘이 나온다. 클래식이라고 무조건 온화한 것만은 아니다. 이런 음악 속에서 아이들이 인생을 배우는 거다. 하지만 수업에서 듣는 음악이 자신의 생각과 달라 아이들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요즘 교과서는 가요를 싣기도 하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만든 이유, 하남의 미래 음악인들을 위해”

정봉교의 음악과 아이들에 대한 열정은 단순한 가르침에서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은 물론, 음악대학을 졸업한 후 일자리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 결실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하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다.

그는 “한국에는 좋은 연주자들이 많다.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유학을 다녀오는 경우가 많아 다들 그만큼 성장해서 돌아온다. 나는 운이 좋아 교사직을 하고 있지만 요즘은 음악교사 임용자리는 꽉 차있어 아이들이 졸업 후 일할 자리가 많지 않다. 대학 강사직을 맡기도 쉽지 않다. 내 제자는 그런 길을 걷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한 것이 ‘하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다”고 말했다.

정봉교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2005년 ‘하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직접 지휘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시립교향악단이었다. 성장한 아이들이 하남에서 설 자리를 만들어 준 뒤 자신은 다시 교사 생활로 돌아오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하남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며 가장 힘든 것은 ‘시간’과 ‘돈’이다. 하남 고등학교의 교사직과 병행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이 일에 매달릴 수 있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부족한 것이다. 그는 “2008년 하남시에 보조금을 신청해 ‘미래 한국을 빛낼 신인음악가 초청 협주곡의 밤’이라는 공연을 열었다. 실력 있는 아이들과 함께 협연하는 공연이었는데, 이를 통해 하남에서 ‘미래의 예술인’을 키운다는 것이 많이 알려졌다. 지금은 전국에서 협연하고 싶다는 연락이 온다. 주변 지인들이 후원해 주기도 한다. 하남시에 참 좋은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하남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며 하남시 문화 발전의 변화를 고스란히 몸으로 겪은 사람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과거에 비해 현재 하남의 문화가 얼마큼 성장했는지에 대해 묻자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다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생각하는 강도의 차이겠지만, 처음 하남에 왔을 때는 하남에 연주할 공간이 없었다. 하남시청 대회의실에서 연주했다. 지금은 하남문화예술회관도 생겼고, 질 좋은 공연들을 상당히 무대에 많이 올리고 있다. 시민들에게 굉장히 큰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하나 바람이 있다면, 하남 지역에서 꿈틀대는 예술인들에게 ‘물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데는 ‘물’이 필요하지 않나”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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