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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의 문화인1] “하남 연극 후배들에게 길 터주고 싶다” 극단 아랑 김성두 대표극단 아랑 대표이자 더 밝은 하남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하남의 문화인

담배 한 개비를 꺼내며 피워도 괜찮겠냐고 사람 좋게 웃는다. 하남시 문화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두 대표에게서는 자연스러운 사람 냄새가 풍긴다. “연극이 좋아 시작했고, 연극을 해야 사는 것 같다”는 그는 현재 극단 아랑과 개인적인 사업 외에도 하남시 문화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적 기반이 열악한 하남시에서 활동하는 것은 어떠냐 묻자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김성두 대표는 여전히 이곳에서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를 이토록 하남시의 문화 발전에 매진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남시에 위치한 극단 아랑의 사무실에서 김성두 대표를 만났다.

“연극, 하고 싶어서 한다”

김성두 대표는 하남시 전반에 걸쳐 매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극반을 설립하고자 하는 학교를 비롯해 연극 관련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을 찾아가 그의 손길을 더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종의 ‘봉사’다. 합당한 비용도 받지 않고 종횡무진 하남시를 누비는 김성두 대표는 활동의 어려움을 묻자 소탈하게 웃으며 “생활하는 게 어렵다. 지금 이 사무실도 그의 개인 사무실 겸 사업장 사무실, 극단 아랑 사무실이다”고 답한다.

하남시는 서울과 가까워 문화 시설이 열악하다. 조금만 차를 타고 이동하면 더 많은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 부족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하남에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도 없다는 것이다. 하남 토박이로 살아온 김성두 대표는 연극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남한고등학교 연극반 1기다. 성격이 굉장히 내성적이었는데 교회를 다니면서 연극을 접하게 됐다. 연극과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장선생님과 독대를 신청해 연극반을 개설했다.(웃음)”고 말했다.

“대학에 떨어지고 난 뒤 바로 군대를 다녀왔다. 제대하자마자 지금의 아내를 만나 23살 때 결혼했다. 아이를 낳게 되자 연극을 할 수가 없었다. 사업하면서 돈만 좇았다. 사업이 망했을 때는 정말 그야말로 ‘길거리에 나앉은 셈’이었다. 그때는 정말 가진 것이 없어서 자살까지 생각했다. 작은아버지께 돈을 빌려 월세방에서 생활하며, 내가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 이유가 바로 ‘연극’이었다”

2006년 우연히 잘 맞아떨어진 타이밍 덕분에 그는 연극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남문화원에서 연극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었고, 연극을 하려는 그의 의지, 현 극단 아랑의 한상란 부대표가 합류하면서 의기투합이 됐다. 연극을 하고 싶다는 이들의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극을 하니 마음의 안정이 오더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밀고 나갔다. 당시에 부인은 안정을 찾는 내 모습을 보고 좋아했는데, 지금은 집에 잘 안 들어가니 괜히 하게 했다고 한다.(웃음)”

“하남에서 연극하려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연극은 “미치지 않고는 못하는 일”이다. 자신이 가진 돈과 안락한 삶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남은 연극하기가 어려운 곳이다. 그 밑바탕을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렵다. 음악이나 미술은 혼자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것이지 않나. 연극은 항상 모여야 한다. 모이면 술도 먹고, 밥도 먹는다. 후배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직업을 갖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연극만 하려고 온 친구 중에는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두세 달 고생해서 버는 돈이 몇십만 원이다. 매일 라면만 먹는데도, 그렇게 다들 어렵다.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힘든 것 같다”

김성두 대표는 연극을 하려는 하남의 후배들을 위해 길을 닦아 나가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했던 극단 아랑의 연극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에서 김성두 대표는 실제로 삭발을 감행했다. 하나의 다짐이었다. 그는 삭발한 이유에 대해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후배들이 가는 길을 만들어 주겠다’고 생각했다. 함께하고 있는 후배들이 정말 연극을 어렵게 한다. 연극은 놀이 문화다. 놀게끔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제2회 하남청소년연극제에 참여해 대상과 연출가상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번 공연의 성과로 이곳저곳에서 그를 찾는 손길도 늘어나고 있다. “주목적은 연극의 저변확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성인반, 실버반까지 체계를 잡으려고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인지 서울에서도 연락이 온다”

그는 앞으로 하남시에서 연극을 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수준을 높여 전국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꿈이다. 김성두 대표가 꾸준히 학교를 돕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나의 마지막 꿈이 하남시에 국제적인 연극 축제를 하나 만드는 거다. 10년이 걸리든 더 걸리든 그 틀을 잡고 싶다. ‘연극’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로’를 떠올리지 않나. 앞으로는 ‘연극’하면 ‘미사리’를 떠올릴 수 있게끔 하고 싶다. 외부 사람들이 자꾸 흘러들어오고, 하남에서는 내 꿈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 거다. 이 일은 나 혼자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움직여야 한다. 조금씩 하남시 문화인들을 규합하며,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 이게 몇 년이 흐른다면 우리가 바라는 하남 문화를 꿈꿀 수 있지 않겠나”

김성두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하남시 문화 발전을 위해 바라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이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려면 문화예술인들의 행동이 중요하다. 문화예술인들의 행동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어떻게 관심을 갖겠는가. 이제는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지역의 문화예술인을 양성했으면 한다. 문화는 어릴 때부터 보고 듣던 사람들이 커서 즐기게 된다. 그렇게 저변 확대를 하다 보면 하남의 관객도 늘고, 문화예술인도 늘 것이다.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니지만 계속하다 보면 되지 않겠나”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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