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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단 50주년기념 창작 프로젝트…“창작발레 레퍼토리 개발, 결국은 해야 할 일” 최태지 단장‘50년의 꿈, 100년의 감동’ 위한 국립발레단의 새로운 도전

국립발레단이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이했다. 1962년 대한민국 최초의 직업발레단으로 첫발을 내디딘 국립발레단은 어느새 반백년의 세월을 건너 국내 최고의 발레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국립발레단은 ‘50년의 꿈, 100년의 감동’을 슬로건을 내걸고 더 나은 한국 발레를 위한 반백년의 걸음을 다시 시작했다. 그 첫 과정이 바로 ‘창작 프로젝트’다.

국립발레단 ‘창작 프로젝트’의 첫 시작을 연 ‘포이즈’는 정구호 디자이너와 안성수 안무가, 국립발레단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며 성공적인 공연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황병기 명인과 함께 국악과 발레와의 만남을 보여줄 ‘아름다운 조우’가, 세 번째는 ‘5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다. 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최태지 단장과 함께 ‘창작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2012년은 국립발레단의 터닝포인트”

최태지 단장은 국립발레단 50년 역사 중 약 절반의 시간을 함께한 국립발레단의 산 증인이다. 1983년 ‘세헤라자데’의 객원무용수로 국립발레단과 첫 인연을 맺은 뒤, 1987년부터 1992년까지 국립발레단의 정식 단원이자 주역무용수로 활동했다. 이후 1993년부터 1995년까지는 임원으로, 1996년부터 2001년까지는 국립발레단 3대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2008년부터는 다시 국립발레단으로 돌아와 최초의 연임 단장이라는 수식어도 달기도 했다. 오랜 시간 이어온 소중하고 특별한 인연이었다.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 묻자 최태지 단장은 먼저 “고맙습니다”고 전했다. 진중하고 겸손한 감사의 말이었다. “올해는 국립발레단에게 있어 터닝포인트입니다. 올해 초 국립발레단 공모전을 통해 만든 슬로건이 ‘50년의 꿈, 100년의 감동’입니다. 2012년은 한국 발레가 세계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걸어온 지난 50년을 마무리하면서 관객들에게 보다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는 해가 됐으면 합니다. 국립발레단으로서도 소중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욱더 긴장감도 있고요(웃음)”

국립발레단은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으로 ‘창작 발레’를 선보이는 강단 있는 선택을 했다. 클래식 발레가 사랑받고 있는 국내에서 흥행의 위험을 무릅쓰고 ‘창작 발레’를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최태지 단장은 그 이유에 대해 “국립단체로서 좋은 창작 발레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그런 노력 중 하나로, 우리나라 고유 소재를 사용한 ‘왕자 호동’을 만들었었고, 이 작품으로 이탈리아를 가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포이즈’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작품을 하게 됐습니다. 이제 국립발레단의 클래식 명작 발레 레퍼토리는 어느 정도 완성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조금 더 우리만 가질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개발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정구호 패션 디자이너와 안성수 안무가가 협업한 ‘포이즈’ 이후 국립발레단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프로젝트는 황병기 명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조우’다. 황병기 명인의 음악에 맞춰 국내외 세 명의 안무가의 무대가 펼쳐진다. 최태지 단장은 “제가 생각한 창작 발레의 올해 목표는 음악이었습니다. 창작 발레를 하기 위해 새로운 곡을 작곡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있었던 음악을 활용해 안무를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올해는 ‘포이즈’가 바흐, 쇼스타코비치 음악을 사용했고, ‘아름다운 조우’에서는 황병기 선생님이 작곡하셨던 음악으로 안무를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이 부분은 새로운 시도이자 시작이라고 봅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유달리 ‘백조의 호수’, ‘지젤’, ‘호두까기 인형’ 등의 고전 발레들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해 ‘지젤’ 공연으로 전회전석 매진되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국내 상황에서 최태지 단장은 ‘창단 50주년 기념작’을 해외 유명 안무가의 대작이 아닌 ‘창작 발레’를 무대에 올리기로 마음먹었다. 흥행적인 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결단이 필요했을 일이었고, 새로운 도전이었다.

“아무래도 ‘국립’발레단이잖아요.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어요. 하지만 관객분들은 클래식 발레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해외 명작 발레 레퍼토리는 국립발레단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겠지만, ‘모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일반 관객분들이 창작 발레부터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저희도 피부로 느끼고 있고요. 하지만 그래도 ‘창작 발레’ 레퍼토리 개발은 ‘결국에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창단 50주년 기념공연’ 첫 작품인 ‘포이즈’를 본 소감은 어땠는지 묻자 “새로운 발레였다”며 운을 뗐다. “해외에서는 코코 샤넬 등의 패션 디자이너가 무대를 만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국립발레단에서도 이제는 이런 일들을 해보자 한 것이죠. 정말 바쁜 분들인데도 참여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종합예술로서의 발레를 보여주는 데는 잘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참여한 아티스트분들도 조금 더 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왕자 호동’도 초연 후 수정하면서 외국에 진출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이 작품을 올리면서 더 보완할 수 있는 작업에 들어갔으면 좋겠고, 레퍼토리화 됐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조우’, 한국 발레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

‘아름다운 조우’는 다양한 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다. 가장 한국적인 음악인 국악에 맞춰 가장 서양적인 춤인 발레가 만나기 때문이다. 최태지 단장은 ‘아름다운 조우’를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저는 유럽 인력과 많은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만나면서 외국 사람들이 ‘국악’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국립발레단만의 레퍼토리를 갖기 위해서는 국악 음악을 발레 레퍼토리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가장 먼저 자문을 받아야 했던 분이 국악계의 대가인 황병기 선생님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국립발레단이 ‘아름다운 조우’를 통해서 국악과 함께하는 레퍼토리도 갖게 되고, 이러한 작품으로 외국에 진출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아름다운 조우’는 각기 다른 색을 지닌 세 명의 안무자가 참여한다. 서울예술단 정혜진 예술감독을 비롯해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니콜라 폴,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박일이 함께한다. 이번 안무자들의 선발 기준에 대해 최태지 단장은 “처음 이 작품을 시작할 때 외국 안무자가 한 분 오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장님과 협의 하에 단장님이 소개해주신 ‘니콜라 폴’이 같이 하게 됐습니다. 국악 음악을 잘 아시는 분 중에서는 서울예술단 정혜진 예술감독님이 참여합니다. 한국 무용하시는 분이 발레 무용수와 함께 작업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함께 작업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새롭게 데뷔하는 국립발레단의 박일 발레마스터가 안무를 맡습니다. 박일 발레마스터는 국립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로 활동했고, 국립발레단의 전체 레퍼토리를 알고 있습니다. 국립발레단 레퍼토리 안무 데뷔는 처음이지만 기존의 오페라 안무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앞으로 안무를 꾸준히 해 가고자 하는 인물에게 기회를 줘 보자 하는 생각에서 ‘아름다운 조우’에 함께하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황병기 명인이 선보였던 기존의 곡을 세 안무자가 재해석해 보여준다. 정혜진 예술감독은 ‘밤의 소리’를, 박일 발레마스터는 ‘아이보개’, ‘전설’, ‘차향이제’를, 니콜라 폴은 ‘비단길’ 음악에 맞춰 안무를 선보인다. ‘아름다운 조우’에 대해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지 묻자 최태지 단장은 “음악 속에 담겨 있는 것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안무자 아닐까 한다”며 입을 열었다.

“세 안무자가 황병기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통해 음악의 의도를 알고, 호흡을 맞춰 나갔으면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황병기 선생님도 이 곡을 주신 데 대한 보람을 느끼셨으면 좋겠고요. 앞으로 국악과 함께하는 레퍼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작품이 매우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국립발레단은 9월 ‘아름다운 조우’를 마친 뒤 11월 10일(토)부터 11월 11일(일)까지 50주년을 정리하는 기념 공연을 연다. ‘50주년 기념 공연’의 첫날은 지난 세월을 정리하는 갈라콘서트로 꾸며질 예정이다. 둘째 날은 창작 발레로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왕자 호동’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최태지 단장에게 앞으로 국립발레단이 대중에게 어떤 단체가 됐으면 하는지에 대한 바람을 물었다. 그는 “제가 국립발레단 50년 역사를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25년 정도는 국립발레단의 역사를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신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국립발레단은 국가를 대표하는 ‘국민의 발레단’입니다. 국립발레단은 앞으로도 저희를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에게 ’100년의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차분하게 무대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또한, 찾아주시는 분들뿐 아니라 발레를 보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지역 공연장도 많이 찾을 예정입니다. 매 공연마다 국민들이 발레를 통해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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