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 MC, 뮤지컬배우’까지. 이 모든 호칭은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아쉬울 정도로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슈퍼주니어 규현에게 붙는 말들이다. 그는 때로는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아이돌로, 달콤한 보이스의 가수로, ‘해맑은 예능 독설가’로 다방면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최근 규현은 지난해 뮤지컬 ‘삼총사’에 출연한 이후 슈퍼주니어의 월드투어 콘서트, MBC ’라디오스타‘,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가 다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으로 두 번째 필모그라피를 준비 중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그가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의 뮤지컬 인생, 두 번째 걸음 ‘캐치 미 이프 유 캔’

규현은 2010년 12월에 충무아트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삼총사’를 통해 첫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아닌 ‘뮤지컬배우 규현’로서의 첫 발걸음이었다. 정의를 향한 뜨겁고 사랑스러운 열정을 가진 ‘달타냥’은 그가 가진 부드럽고 유쾌한 이미지와 맞아떨어졌고, 그의 첫 뮤지컬 데뷔 신고식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뮤지컬 첫 출연 이후 열린 2011년 ‘성남아트센터’와 ‘세종문화회관’의 앵콜 공연에도 참여해 의리를 과시했다. 이후, 잠시 무대를 방송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캐스팅됐다. 그는 캐스팅된 계기에 대해 “작년 말부터 이야기가 있었어요. 제가 워낙 원작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로 수락했어요”라고 말했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미국의 전설적인 사기꾼 프랭크 에버그네일(이하 프랭크)의 일화를 담은 작품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가 출연해 흥행한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은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뒤 토니어워즈에서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규현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천재 사기꾼 ‘프랭크’ 역을 맡아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아 사랑받았고, 토니어워즈에서는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프랭크’ 역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물론 부담감이 있죠. 영화 자체가 워낙 유명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프랭크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예정이니까 괜찮아요.(웃음) 지금은 연습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어요”

규현은 자신이 맡은 프랭크에 대해 “수많은 끼를 가지고 있는 머리가 비상한 천재 소년이지만, 집안의 불화로 나쁜 길로 빠져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 같은 역으로 참여하는 엄기준, 박광현, 김정훈, 키(샤이니)까지 네 명의 배우들과 차별화되는 규현의 ‘프랭크’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그는 “함께 연기하는 분들이 연기파 배우들이 있으셔서”라고 운을 뗐다. “다들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어서요. 제가 내세워야 하는 건 노래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 뮤지컬의 매력 “다른 사람이 되어 노래한다는 것”

최근 뮤지컬계는 아이돌 진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아이돌 캐스팅에 대해 염려스러운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규현 역시 뮤지컬 첫 무대를 준비하던 때, 아이돌로서의 부담을 갖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제가 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처음에는 그런 시선이 걱정스럽기도 했는데요. 뮤지컬 ‘삼총사’를 보시고 열심히 한다고,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점점 인정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첫 데뷔작인 뮤지컬 ‘삼총사’를 끝내고 약 3개월. 두 번째 필모그라피로 규현을 무대에 오르게 한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뮤지컬은 무대 위의 ‘슈퍼주니어 규현’이나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의 규현’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과 입장이 되어 노래하고 표현한다는 게 가장 매력적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3월 28일 공연 개막을 눈앞에 두고 막바지 연습을 거듭하고 있는 규현은 뮤지컬 ‘삼총사’의 무대가 주었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었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하는 데 전작의 도움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번에 “네”라고 답했다. “뮤지컬 ‘삼총사’라는 무대 경험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삼총사’를 공연하면서 배운 점도 많고요. 아무래도 처음이었다면 더 어렵게 느껴졌겠죠?”

그는 향후에도 계속 뮤지컬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떤 작품이 가장 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는 “우선 이번 작품을 무사히 잘 마친 후에 생각할 것”이라는 정중한 대답이 돌아왔다.

“무대 위에서 ‘슈퍼주니어의 규현’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뮤지컬배우 규현’으로서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그가 뮤지컬 무대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채워나갈 길을 기대해 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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