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래 교수의 7번째 춤 발표회 ‘무도행전’이 무대에 오른다. 40년 동안 전통춤을 연구해온 김미래 교수(중앙대 지식산업 교육원 공연제작학부)는 현재 (사)최승희 춤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또한, M 한국무용 워쉽 연구소 소장을 맡아 크리스천계의 한국전통무용 보급에 힘쓰고 있다. 이번 무대는 김미래가 춤을 추고, 남편 석현수(중앙대 아트센터 예술감독)가 총연출을 맡았다. 장남 석무현은 음악지휘를, 딸 석예빈이 최승희 선생의 작품인 물동이춤을 선보인다. 예술가 가족의 일원이자 전통춤의 명맥을 이어온 무용가인 김미래 교수를 만나 이번 무대 ‘무도행전’에 대해 물었다.

“무도행전(舞徒行傳), 한국 전통춤의 명맥을 밟아가겠다는 원대한 의미”

성경 말 속에 ‘사도행전’이 있다. 예수님의 행적을 그 제자들이 기록으로 밟아간 것이다. 이에 비유해 ‘무도행전’에는 한국 전통춤의 명맥을 밟아가겠다는 원대한 의미를 담았다. 전통에서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춤의 세계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궁중 무용, 전통무용, 신무용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시대적인 변천과 한국 전통춤의 명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구성이다.

무대 중간에 들어가는 대금독주는 작품 간의 브릿지 역할을 한다. 시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처럼 무대의 전환을 보다 자연스럽게 한다. 무대에서 소리를 하거나 가야금이 함께 연주하는 것은 옛날 전통 기방에서 볼 수 있었던 악기, 무용, 장단의 어울림과도 같다. 세 가지 영역이 한 호흡을 이루며 깊이 있는 전통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가야금 산조의 선율과 노래하시는 분의 소리가 같은 호흡으로 어울려 섞인다.

소개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살풀이 무대다. 시나위 장단에 맞춰 추는 살풀이춤은 음악으로 가스펠송을 사용했다. ‘사명’이라는 곡으로 국악기로 연주하며, 가사도 우리나라 판소리 구음으로 노래한다. 성가곡과 전통춤의 융합은 첫 시도다. 성가곡에 맞춰서 우리 여인들의 한을 풀어내려고 한다. 의외로 굉장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보는 이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관객들의 반응도 기대가 된다.

“가족이 함께 만든 무대, 기대와 가능성 크다”

이번 무대에서 아이들의 역할이 크다. 아들 무현이는 장단의 역할을 한다. 80% 이상을 맡았다. 아직 대학교 2학년의 어린 나이에 장단으로 대부분을 풀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불안한 면도 있지만 이런 무대가 본인에게 좋은 연습이자 학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예빈이는 어렸을 때부터 무용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의 전통춤과 노래, 연기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부모한테 좋은 점만 물려받은 것처럼 재능이 뛰어나다. 무현이는 현재 대학교 2학년 임을 생각할 때 장단을 맡길 수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충분히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전통춤은 즉흥적인 부분이 많다. 엄청난 모험이기도 하고 큰 경험이기도 하다. 가족이기 때문에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점이다. 남편이 연출을 맡으니 아이들이나 내가 믿고 맡길 수 있다. 부족한 점, 원하는 점은 수시로 이야기하지만, 현장에서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상처가 될 수 있어 조심한다.

“우리나라 전통춤, 해외에 알리고 싶어”

우리나라 전통춤이 굉장히 멋있다. 최근 대학도 무용과가 점점 사라지고 미디어에서도 걸그룹의 댄스가 화제가 된다. 빠르고 시각적인 것, 화려한 것만 추구하고 전통적인 것을 멀리하는 추세가 안타깝다. 전통에는 깊은 맛이 있다. 전통은 알면 알수록 멋있고, 재미있고, 매력이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말 그대로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무대는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알리는 것이다. 해외에 가면 정말 우리 고국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진다. 해외 동포 중에 외로움을 겪는 사람도 많다. 다른 단원들을 이끌고 무대를 꾸리려면 의견과 비용을 맞추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가족끼리만 간다면 훨씬 쉽게 무대를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 아이들이 더욱 성장하면 우리 가족만의 무대도 가능할 것 같다. 외로운 동포들이 있고 한국을 알릴 필요가 있는 곳에서 정말 아름다운 한국 전통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

“한국 전통춤 살리려면, 국가적 지원 필요하다”

현재 한국 전통춤은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들고, 하다가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전통춤이 국가적으로 많은 지원을 받는다. 현재는 마치 일본을 여행하면 전통춤 하나는 꼭 봐야 하는 것처럼 지원정책이 잘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도 전통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요즘 대중문화의 한류 바람이 거세다고 들었다. 대중가요나 대중가수들의 춤이 해외에서 인기다. 실용음악이나 실용무용도 좋지만, 그에 앞서 전통음악과 전통춤에 대한 기반이 튼튼해졌으면 좋겠다.

한국 전통춤의 명맥을 잇는 김미래 교수의 7번째 춤 발표회 ‘무도행전’은 오는 8월 27일 6시에 남산 국악당에서 만날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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