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근황을 묻자, 정운선은 “새로운 멤버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이 데뷔작이다. 2010년 시즌 3에서 160 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여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정운선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홍연’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앞으로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배우 정운선을 만났다.
 
"‘내 마음의 풍금’, 기존 배우들의 명성 이상의 것 해내고 싶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은 하근찬 작가의 소설 ’여제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개봉 당시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제작 당시 ’무비컬‘ 열풍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영화는 청룡영화제, 대종상영화제에서 각색상, 여우주연상, 신인감독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특히, 배우 전도연은 이 작품을 통해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정운선에게 ‘전도연’이라는 큰 배우가 했던 역을 맡은 것에 대해 부담감은 없었는지 물었다. 그는 “처음 홍연 역할을 맡았을 때 많이 받았던 질문이다”고 입을 열었다. “영화에서는 전도연 배우가,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시즌 1, 2에서는 이정미 배우가 정말 잘 연기해 주셔서 많이 도움이 됐다. 나는 기존과는 또 다른 홍연, 정운선이 표현하는 홍연을 보여주려 했다.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기존 배우들의 명성, 그 이상의 것’을 해내려고 노력했다. 좋은 작품을 더욱 빛낼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믿고 기다려주는 연출가 & 가능성 있는 배우들”

정운선은 이번 ‘내 마음의 풍금’에서 오만석 연출가와 지난 시즌에 이어 함께하게 됐다. 이번 시즌 4의 작업이 두 번째인 만큼 오만석 연출가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이 작품을 통해 두 번 호흡을 맞췄다. 배우 출신 연출가다 보니 말하지 않아도 배우를 잘 이해하고, 조금 더 편하게 많은 것을 끌어낼 수 있도록 기다려주신다. 틀 안에 배우들의 연기를 끼워 맞추려 하지 않는다. 배우들이 스스로 많은 그림을 그려낼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호흡이 잘 맞는다”

이번 공연에는 가수 팀과, 서영이 합세해 화제를 모았다. 정운선은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팀은 처음에 언어적인 부분 때문에 걱정했다. 성실함과 열린 마음으로 핸디캡을 극복해 멋진 ‘강동수’를 보여주고 있다. 일상생활에 ‘강동수’의 순수함이나 풋풋함이 묻어난다. 이 역에 정말 잘 맞는 배울 점이 많은 배우다. 김승대 배우는 대학교 선배님이시다. 외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다. 학교 선배다 보니 끈끈함도 있고, 소통이 잘 된다. 최주리 배우와는 같은 역이다. 홍연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다 보니 캐릭터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다. 이수빈 양은 실제로 나이가 홍연 역과 같다. 그래서 수빈이를 더 관찰하게 된다. 열여섯 살의 순수함에 대해 많이 배운다. 내가 만들어 낼 수 없는 것들을 갖고 있어서 연기적으로 자극이 된다. 어리지만 뜨거운 열정이 있는 친구다. 선우 배우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일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많은 친구다. 연습실에 늘 30분 먼저 와서 연습할 정도라 많이 배운다. 서영 배우는 늘씬한 몸매와 외모 때문에 선입견이 조금 있었다.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았다. 연습을 같이 하다 보니 오히려 소탈하고 털털하다. 양수정 선생님의 따뜻함이 잘 묻어난다. 연기나 장면 분석을 할 때도 의견도 많이 내고 잘 통하는 배우다”

“지난 시즌과는 다른 색깔로 다가갈 것”

정운선은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시즌 3로 데뷔해 이름을 알린 배우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지난 시즌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운선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듯 배우들이 많이 바뀌었다. 그에 따라 연습실 분위기도 매우 다르다. 호흡이나 소통이 달라지니 작품의 빛깔이 달라진 것 같다. 기존 작품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또 다른 느낌이 난다.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다른 만큼 그에 따라 묻어나는 색깔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운선은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명장면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모든 장면, 모든 넘버들이 소중하다”고 입을 열었다.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굳이 꼽자면 ‘왜’라는 넘버와 ‘내 마음의 풍금’ 두 넘버를 가장 좋아한다. ‘왜’는 홍연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리변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 홍연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다. ‘내 마음의 풍금’은 마지막 엔딩 장면이다. 전 출연진이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무대에 눈도 내려서 세트가 정말 예쁘다. 각박한 세상에 잊고 살던 따뜻함, 소소한 행복감, 소중함, 아련함이 동시에 다 느껴지는 장면이다. 다른 대형 작품에서는 줄 수 없는 아련한 잔향이 느껴지는 장면이라 정말 좋다”

지난 7월 7일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연습공개 현장은 유달리 화목해 보이는 분위기였다. 정운선은 ‘내 마음의 풍금’를 하면서 생겼던 에피소드에 대해, “이번 공연은 출연하는 배우들이 많다. 서로 호흡을 맞추는 순간마다 에피소드가 되곤 한다. 매 순간 즐겁게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지난 시즌 공연에 대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작년 공연에서는 ‘나 오늘 커피 마셨다’ 장면에서 실수가 있었다. 원래 홍연이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테이블 아래 들어가 있어야 한다. 암전 상태에서 자리를 잘못 잡아 테이블 옆에 있었던 적이 있다. 김재만 선배님이 테이블 안으로 들어가라며 나를 테이블 안쪽으로 밀었는데, 알아듣지 못하고 계속 테이블 옆에 있었다. 조명이 켜졌을 때 내 위치가 잘못된 걸 알고 후다닥 테이블 밑으로 들어간 적이 있다. 다른 배우들이 나 때문에 웃음보가 터져 고생했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가는 과정 봐달라”

정운선은 관객에게 “동수와 홍연의 내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에 중점을 두고 봐줬으면 좋겠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가는 변태 과정처럼 강동수와 홍연의 내부적인 성장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둘의 성장을 집중해서 본다면 너무 소소해서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변화와 아련한 추억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다시 홍연을 맡게 된 것에 대해서도 “관객들이 잊고 있었던 사랑의 따뜻함과 설렘, 아련함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다. 두근두근 심장이 뛰고 있는 홍연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하며 이번 시즌 공연의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정운선은 관객에게 “조금은 투박하고, 촌스럽고, 더디더라도 진정성을 잃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성실하게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는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향후 계획 대해서 “매 순간을 만끽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에 집중하고 있다. 이 작품 이후 좋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정운선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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