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행덕은 공연기획사 ‘악어컴퍼니’의 대표다. ‘악어컴퍼니’는 1999년도에 설립됐다. 조행덕 대표는 ‘악어컴퍼니’를 통해 영화, 매니지먼트, 청소년 뮤지컬단 ‘화랑’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현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옥탑방 고양이’는 탄탄한 드라마 구조와 연극적 기법을 잘 활용한 공연으로 인정받았다. 대학로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으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연극 ‘옥탑방 고양이’에 대해 조행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 연극 ‘옥탑방 고양이’의 공연 상황은?
창작 초연인 연극 ‘옥탑방 고양이’가 1년 2개월만에 빨리 자리를 잡았다. 처음 공연을 만들 때는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이제는 배우들이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 되어가고 있다. 7월부터는 ‘신도림프라임아트홀’에서 공연이 오픈된다. 대학로와 신도림을 오가며 공연할 예정이다.

- ‘옥탑방 고양이’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제작이사인 최보규 씨와 대학로에서 공연할 만한 작품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발견한 것이 ‘옥탑방 고양이’였다. 관객들에게 친근감 있으면서도 무겁지 않고 드라마적으로 튼튼한 작품이었다. 그 이후 몇 명의 작가를 섭외하다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한 장의 시놉시스를 발견했다. 지금 연극 ‘옥탑방 고양이’를 맡고 있는 박은혜 작가를 만나 최종 제작을 선택했다.

-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연극 ‘옥탑방 고양이’의 차이점은?
연극은 ‘멀티맨’을 둬 고양이를 의인화했다. 고양이들이 ‘주인공이 말하지 못하는 정서’를 대신 표현한다. 이 극에서는 두 가지 보는 재미가 있다. ‘경민’과 ‘정은’의 주인공들을 보는 재미와 ‘두 마리의 고양이’들을 보는 재미다. ‘멀티맨’과 ‘멀티우먼’이 고양이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 캐스팅을 직접 한다고 들었다. ‘옥탑방 고양이’의 주연배우의 캐스팅 기준은?
‘경민’과 ‘정은’ 역은 비주얼적으로 건강한 청춘남녀여야 한다. 얼굴이 잘생겼다, 못생겼다의 문제가 아니다. ‘보통 청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물론 연기력은 기본 전제다. 연기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비주얼의 배우들을 뽑고 있다.

- ‘옥탑방 고양이’의 명장면이나 명대사가 있다면?
‘아버지’와 ‘정은’이 만나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딸을 위해 경제적인 부분 및 지원을 해줘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황의 씬이다. 아버지는 딸에게 고향으로 내려가 세상과 타협하며 살자고 말한다. 꿈도 소중하지만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고 설득한다. 하지만 정은은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반항한다. 그 장면과 함께 마지막에 ‘뚱고’가 ‘날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다.

- 지난 시즌들은 남성 연출자가 작품을 맡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여성 연출가가 맡게 됐다. 기획자로서 볼 때 어떤 점이 달라졌나?
드라마가 달라지거나 대사가 바뀌진 않았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달라졌다. 남성연출가들은 남성 캐릭터를 잘 표현한 반면 여성 캐릭터의 표현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 여성 연출가는 그 반대다. 이번에 함께 하게 된 이지영 연출은 여성들 취향에 맞도록 ‘정은’을 만들어냈다. 남성연출과 여성연출의 장단점은 모두 있다.

- 관객이 유심히 보면 좋을 ‘옥탑방 고양이’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중후반의 청년들 이야기다. 꿈과 사랑, 가족 이야기를 가볍게 건드리지만 그 안에 보이는 감정은 깊다. 일반 관객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사랑이란 무엇인가’, ‘가족은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의식하면서 공연을 보진 않는다. 그런 감정들은 공연을 보는 중에 겹겹이 드러난다. 공연 중 “아무리 속여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감정은 드러난다”는 대사가 있다.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일들은 많다. 우리 공연을 보면서 나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 작품을 제작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너무 많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가 창작 공연이어서 처음 제작할 때 배우, 연출, 스태프, 무대 팀이 모두 힘들어했다. 보름 전부터는 모든 배우와 스텝들이 밤을 새우면서 작품을 만들었다. 이때 보쌈과 족발 값으로 돈이 많이 들어갔다. 아마도 이 시기에 가장 많은 회식비를 쓰지 않았나 싶다.(웃음)

- ‘옥탑방 고양이’는 오래도록 대학로에서 사랑받아 왔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대학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오픈런 공연은 ‘상황극’이나 웃음이 많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라이선스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우리 공연은 창작공연으로는 드물게 오픈런으로 공연하고 있다. 그리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 있는 흔한 소재다. 그 속에서 인간적이고 따뜻한 사랑이야기가 있다. 코미디적 요소도 공연 마지막에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로맨틱코미디’에서 끝나지 않고 감동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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