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국제뮤지컬워크숍’이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합창단 연습실에서 열렸다. ‘제5회 국제뮤지컬워크숍’은 ‘한국뮤지컬협회’와 새롭게 설립된 ‘한국뮤지컬산업연구소’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배우와 창작자를 비롯해 뮤지컬을 배우는 학생들도 참여했다. 특히, 이번 워크숍은 한국창작뮤지컬 활성화와 창작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기반 조성 차원에서 ‘극작 워크숍’을 설치했다. 이번 워크숍은 미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선보이는 극작가 겸 작곡가인 ‘마이클 존 라키우사’를 초청해 강연을 펼쳤다.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정통 후계자라 불리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를 만나 ‘국제뮤지컬워크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제뮤지컬워크숍 참여, 너무 즐거운 일”

‘마이클 존 라키우사’(이하 라키우사)는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했다. NYU에서 독설가로 불린다는 그는 시종일관 다정한 얼굴로 학생들을 대했다. 라키우사는 한 학생에게 “당신은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노래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고 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제뮤지컬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제5회 국제뮤지컬워크숍’에 참여하게 된 것이 정말 즐겁다. 2008년에 ‘씨왓아이워너씨’ 때문에 잠시 한국에 왔었다. 그때 배우들의 역량이나 참석하는 음악가들의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그 당시 만났던 사람들과 조우하고, 좋은 배우들과 창작자의 능력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학생들 클래스에서도 ‘희망’을 발견한다.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한,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한국뮤지컬협회와 김순국 국장, 이유리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학생에게 가르친 만큼 나도 배워간다”

“한국 배우들, 충분히 잘하고 있다”

라키우사는 2008년 뮤지컬 ‘씨왓아이워너씨'의 초연 때 한국 배우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가 ’국제뮤지컬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느낀 한국 배우들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한국 배우들은 미국 배우들에 비해서 새로운 작품에 대한 노출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답한 라키우사는 신중하게 말을 이었다.

그는 “한국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노출이 적다. ‘골든 에이지’ 뮤지컬(미국 뮤지컬의 황금기)이라고 불리는 ‘고전 작품’에 대한 숙지도 생각보다 약했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 배우들의 약점은 아니다. 한국은 미국의 ‘골든 에이지’ 작품뿐 아니라, 유럽의 뮤지컬 작품 등 다양한 나라의 작품들을 공연한다. 그에 따라 배우들은 다양한 뮤지컬을 숙지해야 한다. 물론 한국 배우가 미국 전통 뮤지컬에 필요한 준비가 덜 돼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서 요구하는 것은 미국 전통 뮤지컬이 아니다. 한국 배우들은 한국 뮤지컬에 대해서는 잘 준비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라키우사의 눈에 비친 ‘한국 배우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묻자 그는 간단히 대답했다. “수준을 판단할 수 있을 만큼 한국 배우들을 충분히 보지 못했다. 지금 본 바로는 아주 인상적이다”

“가사와 연기를 어떻게 결합시키는지가 중요”

뮤지컬은 연기와 노래, 춤이 결합된 장르다. 배우들에게 요구되는 요소도 많다. 나라마다 뮤지컬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요소도 각기 다르다. 프랑스는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를 쓰기도 하지만 ‘뮤지컬 가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이 아닌 미국 뮤지컬 시장에서 활동 중인 라키우사의 눈에는 한국 배우들과 미국 배우들의 작품 접근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국 배우들은 대부분이 녹음 된 곡을 연습하는 느낌이다. 물론 미국 배우들도 그렇게 한다. 작품 접근에서는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나라 배우들의 차이는 가사와 음악의 연계성에서 가장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가사와 음악을 함께 연습하는 과정에서 한국 배우들은 음악에 치중해서 공부한다. 반면 미국 배우들은 가사를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 부분은 한국 배우들이 좀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Fantasy is you!(네가 꿈꾸는 그 역할은 바로 너다)”

마지막 질문으로 ‘국제뮤지컬워크숍’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지 물었다. 그는 “워크숍의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프로를 위해서는 짧은 기간의 워크숍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겐 조금 짧은 시간이다. 노래를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배우들도 곡 하나의 여정을 꿰뚫기에 3~4일의 시간은 짧다. 노래를 파고들어서 연구하고 공부하는 과정을 준비하는 워크숍이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라키우사는 준비된 질문이 끝나자 싱긋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오늘 수업에 관해 짧은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지난 수업을 언급하며 “어제 학생들에게 네가 가장 하고 싶은 ‘꿈의 역할’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오늘 수업에서 학생들이 부른 노래가 바로 그들의 ‘꿈의 역할’이 부른 넘버들이었다. 내가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네가 꿈꾸는 그 역할은 바로 너다’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Fantasy is you!, 그것을 학생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