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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신 연출

 

 

 

봄 햇살이 따스히 내리는 5월의 주말 오후,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서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의 연출을 하신 위성신 연출님과의 인터뷰가 있었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염쟁이 유씨> 등 작품성 짙은 연극에서 그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의 이번 뮤지컬은 그의 작품세계에 다양함을 주는 촉촉한 봄비와 같다. 현재는, 오는 25일∼6월10일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연습 중에 있다. 이 작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이만희(62)씨의 2년 만의 신작으로 중·장년층이 향유할 수 있는 연극을 모토로 삼아 온 극단 컬티즌의 작품이다.

▷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를 10여년 동안 연극으로 해오셨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각 에피소드는 변화된 것이 있나요?
▲ 네. 조금씩 주제성을 띄고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은 1996년 초연되어 그동안 여러 번 앵콜 공연을 했었습니다. 앵콜공연때마다 에피소드가 바뀌었습니다. 96년 첫 번째 공연의 주제는 ‘사랑은 외롭다. 그러나 사랑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입니다. 커플들이 여관에 함께 들어와서 따로 나갑니다. 외로움이 주제입니다. 현재 뮤지컬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가’ 그때 만들어진 작품이구요. 1998년 다시 공연했을 때의 주제는 ‘남자, 여자가 생각하는 사랑은 다르다’입니다. 이 때 만들어진 커플이 ‘노총각 노처녀’와 ‘전라도 부부’입니다. 전라도 부부는 원래 경상도 부부였는데 캐릭터가 약간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99년 위크샵 공연에는 배경이 여관이 아니라 병원이었습니다. 그때 세 번째 버전의 주제가 ‘사랑은 변한다’였습니다. 그때 만들어진 에피소드가 이번 뮤지컬에서의 ‘버릴 수 없는 사랑’입니다.
이번에 뮤지컬로 바뀌면서 새로 등장한 커플이 선후배이야기입니다. 이번의 주제는 ‘전쟁과 같은 일상에서 사랑은 소풍이다’입니다. 소풍의 의미는 모두에게 다릅니다.
몇 번의 장기 공연을 통해 10여년 동안 사랑소묘가 업그레이드되는 관점에서 형식자체를 뮤지컬로 바꾸었습니다.

▷ 뮤지컬로 바꾸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 사실 이 작품의 원래 기획 의도는 배우들을 위한 연극이었습니다. 대사량이 굉장히 많았죠. 그때는 각 에피소드의 배우들을 다 다르게 써서 배우들이 극 전체 2시간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20분을 전력을 다해 관객과 만나도록, 자기 작품임을 가르쳐 주려는 것이 기획의도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각 에피소드가 완결구도를 가졌습니다. 대사량이 굉장히 많았죠. 뮤지컬로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이 긴 대사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뮤지컬에 20곡 정도의 노래가 나오는데 적절하게 대사를 잘라내야 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뮤지컬과는 다르게 대사가 많아요. 하지만 대사가 많아서 드라마가 탄탄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 연극에서 뮤지컬로 그 형식을 바꾼 것에 대해 기존 관객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 사실 사랑이야기를 엮어 내기에는 뮤지컬이 더 잘 어울립니다. 연극이 더 좋았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반적으로 뮤지컬도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하십니다.

▷ 다시 연극으로 제작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 물론입니다. 새로운 주제의 새로운 버전으로 구상 중에 있습니다.

▷ 좋은 배우란 어떠한 덕목이 있어야 할까요?
▲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입니다. 매번 성공할 수는 없지만 늘 기본기를 갖추어 꾸준히 작품을 해오다가 한 번씩 성공하는 작품을 만나는 것입니다. 항상 기본이상을 하라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배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자입니다. 어떤 배역을 하더라도 늘 기본기로 준비되어 있는 자만이 적역을 만났을 때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데 공연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들은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나요?
▲ 중요한 것은 예술가의 덕목은 남들과 동일한 시선과 남들과 다른 시선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술가를 길러 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작업형태자체가 생존과 생활에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뚜렷한 주관성이 필요합니다. 학교교육은 아카데믹함이 있죠. 현장성 있는 교육도 학교에서 필요합니다. 졸업 후 그 직업을 갖지 않더라도 인생에 있어서 교육은 필요합니다. 학교교육은 인성과 산회생활을 가르쳐야 합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연기자 중심의 교육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학교교육도 변해야 합니다. 모두 노력해야 합니다.

▷ 열정에 찬 학생들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 옛날에 비해 연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집안의 반대도 극심했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더라구요. 결국 예술은 스스로 가야하는 길입니다. 가족의 지원이 있던 없던 결국은 혼자 가는 길이죠.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루고 빨리 성공하고 싶어 합니다. 예술은 평생 갖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인내와 끈기가 중요합니다. 조급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 뮤지컬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문화산업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문화를 산업에 두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 산업의 측면에 두면 빨리 성공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산업의 측면에서는 힘든 분야가 문학과 연극입니다. 철저히 아날로그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투자대비 수익이 있어야하는데 이런 아날로그 형태의 예술은 힘듭니다. 뮤지컬로 인해 공연예수도 산업적인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문화산업이 발전하면서 투자도 많아지고 생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예술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기초예술을 무시하고는 결코 2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질 좋은 콘텐츠 개발도 결국은 기초예술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최근 다양한 마케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돈 다주고 공연 보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 문제점은 없나요?
▲ 대학로에서 ‘초대’문화를 없애자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매니아층이 생기는 것은 매주 좋은 현상인데, 그들이 거대화되고 권력화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관객의 소리는 물론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에 작품생산에 지장이 있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스타마케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스타들로 인해 관객들이 많이 오는 것은 좋은일인데 ‘그들’이 나오지 않은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작품이라며 ‘사장’되는 것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 매체에 비해 공연문화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현장성이죠. 바로 관객의 눈앞에서 이루어지며 즉흥적이고 순발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놀이성’이 짙은 예술이죠.

▷ 최근 공연계로의 투자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창작인으로써 어떠한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합니까?
▲ 보통의 투자자들은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합니다. 하지만 문화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는 조금 달라야합니다. 상업적 논리와 분리된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문화정책 자체가 금방 이익을 창출하거나 결과물이 당장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긴시선과 긴호흡으로 지원했으면 합니다. 사실 지원자체도 너무 편중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젊은 집단들인데 그들은 결과물을 바로 보여줄 수 없기에 지원받기가 참 힘듭니다.

▷ 마지막으로 연출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작품’이란 어떤 점을 갖춘 작품이라 보십니까?
▲ 우리가 흔히 말할 때 좋은 작품은 공연이 주는 메시지, 즉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모든 예술은 정서적 교류입니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흥을 주는 작품이 좋은 작품의 기준이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의 목표가 뚜렷하고 소신이이 분명하다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단, 일정한 예술가적 소양과 형식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가을쯤에 술집을 배경으로 연극쟁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술집>이라는 연극을 할 예정이구요. 작년에 했던 <THE BENCH>를 조금 바꿔서 평생을 사랑했음에도 결혼하지 않은 남녀의 이야기 <오랜 친구 이야기>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했던 연극 <상처와 풍경>을 올 하반기쯤 뮤지컬의 형식으로 제작될 것 같습니다. 5월에는 이만희선생님의 신작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공연 할 예정입니다.


■ 위성신 연출님

現 극단오늘 대표,
現 수원대학교 연극영화과 겸임교수
중앙대 연극과 卒,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전문사과정(MFA과정)졸업
극단 한강 상임연출(1992~1994)
서울공연예술가들의 모임 부회장 (변방연극제운영위원)(1999~2002)
2001 <위성신은 거북이를 좋아한다> 개인전
- 2001 신춘문예<내 마음의 삼류극장>연출
수원 화성 국제 연극제 <상처와 풍경>초청공연
- 2002 한,일 월드컵 공식 전야제<세계민속한마당>총연출 위 성 신 연출가 청소년 순회공연 <죽은 시인의 사회>연출
- 2003 <위성신의 러브 페스티벌>개인전, <늙은 부부 이야기>
- 2004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작/연출 <Semi Musical - 고도를 기다리며> 각색/연출
<늙은 부부 이야기> 작/연출 가족뮤지컬<그림일기 속의 내 친구들> 연출 악극 <카츄사의 노래> 연출
-2005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작/연출
-2006 <닭집에 갔었다>연출 <THE BENCH>작/연출 <염쟁이 유씨>연출
<늙은 부부 이야기>작 /연출


공정임 / kong2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5월 8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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